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한국산 철강 美 수출길 막혀

‘중소 철강업체’에 타격 집중

남은 기간 정부 협상에 기대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주요 철강 수출국에 대한 관세 부과 명령 서명함에 따라 한국 철강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미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한국산을 포함한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5%의 관세를 부과하는 규제조치 명령에 서명했다. 관세 부과 조치는 앞으로 15일 이내에 발효된다.

미국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철강재 88%에 달하는 제품에 반덤핑·상계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여기에다 이번 조치로 인해 한국산 철강제는 25%의 추가 관세를 물게 된 것이다.

기존 반덤핑·상계 관세에 25%의 관세까지 더해지면 사실상 미국으로의 수출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큰 걱정”이라면서 “관세가 발효하면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과 수출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일부 제품의 경우 기존 반덤핑 관세에 25% 관세를 더하면 관세율이 100%에 육박한다”면서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업계에 따르면, 관세가 오른 지난해 대미 철강 수출은 354만 3천톤으로 고점인 2014년 대비 약 38% 감소했다.

포스코의 경우 현재 냉간압연강판 66%, 열연강판 62.5%의 관세를 내고 있어 25%를 더하면 90%의 관세를 지불해야 한다. 현대제철도 냉간압연강판에 38.22%의 관세가 부과된 상태라 총 63.22%까지 관세율이 오른다.

한마디로 미국 수출 길이 막히게 되는 것이다. 결국 관세를 피하기 위해서는 철강업체들이 미국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는 수밖에 없다. 다만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은 대미 수출 비중이 1~5%에 불과해 사실상 큰 영향은 없다.

하지만 수출 물량이 많은 강관업체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세아제강은 작년 전체 수출 약 70만톤 가운데 대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만톤이었다. 중견 강관업체인 휴스틸과 넥스틸은 전체 매출 가운데 각각 40%, 90%가 미국에서 발생해 대미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연례재심 예비판정에서 유정용 강관(OCTG)에 최대 46.37%(넥스틸)의 관세를 부과했는데 여기에 25%가 추가되면 약 70%의 관세를 내야 한다.

철강업계는 앞으로 미국과 진행할 협상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관세는 15일 후 효력이 발생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간에 관세 적용 제외를 원하는 국가들과 협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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