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남수단에서 한모 신부로부터 성추행 및 성폭행 시도를 당했다고 폭로한 천주교 신자 김민경씨. (출처: KBS 보도 화면 캡처)ⓒ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24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한모 신부로부터 성추행 및 성폭행 시도를 당했다고 폭로한 천주교 신자 김민경씨. (출처: KBS 보도 화면 캡처)ⓒ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24

피해자 폭로에 천주교 당혹… 개신교계도 ‘미투’ 움직임

‘권력형 성폭력’… 피해 공개하면 ‘꽃뱀’ ‘이단’으로 몰려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서지현 검사의 과거 성추행 사례 폭로로 시작된 ‘Me too(미투)’ 운동을 시작으로 문화·예술계까지 퍼지는 가운데 종교계에서도 미투 운동이 번지고 있다.

지난 23일 KBS 뉴스9에 출연한 천주교 수원교구 신도 김민경씨는 지난 2011년 아프리카 남수단 선교 봉사활동 당시 한모 신부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고 폭로하며 충격을 주고 있다.

김씨가 봉사활동을 했던 남수단은 고 이태석 신부가 활동하고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로 잘 알려진 곳이다.

이 신부가 소속됐던 수원교구는 이 신부에 대해 정직 처분을 내린 데 이어 후속 대책을 논의 중이다. 사건 당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소속으로 남수단에서 선교 봉사활동을 했던 이 신부는 정의구현사제단에서도 탈퇴했다.

애초 종교계 성희롱·추행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지난 2016년 11월까지 검거된 전문직 성폭력 범죄자 5261명 중의 681명으로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연평균 610건의 전문직 성범죄가 발생했는데, 직종별로는 성직자가 442건으로 가장 많았다. 또 성직자 중에서도 목회자가 가장 높은 비율로 알려졌다.

이같이 목회자의 성범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이유는 목사를 하나님 보듯 하는 교회 분위기와 ‘용서’가 나오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면서 각종 범죄를 은폐·축소하기 때문이다.

이런 종교계의 성폭력은 성직자의 막강한 권위를 이용한 전형적인 ‘권력형 성폭력’으로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기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

피해 사실을 공개할 경우 교회 내에서 피해자를 ‘꽃뱀’이나 ‘이단’으로 취급하는 경우도 많다.

또 이번에 논란된 천주교 사제의 성범죄 논란이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지난 2016년 서울대교구의 한 신부가 신자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바 있고, 지난해에도 신부 성추행 논란이 불거지는 등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사회적으로 미투 운동이 확산되면서 강씨가 직접 실명을 공개하자 천주교 측에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와 함께 개신교계에서도 용기를 얻은 피해자들이 미투 운동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7월 기독교반(反)성폭력센터를 개소하는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센터 개소에 앞서 내달 2일 ‘교회 내 성폭력 생존자 말하기 대회’를 개최한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김애희 사무국장은 최근 미투 열풍으로 성폭력을 경험한 피해자들의 제보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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