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too)’ 캠페인 모습 (출처: pixabay)
‘미투(metoo)’ 캠페인 모습 (출처: pixabay)

들불처럼 번지는 성추행 논란에
문화연예계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과 성폭력 폭로가 문화연예계를 뒤흔들고 있다. 법조계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이 문화계와 연예계까지 범위를 확장하고 있으며,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인물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어 그야말로 쑥대밭이다.

◆자고나면 또? 연예계 성추행 제보 잇따라

연예계의 성추행 제보는 하룻밤 자고 나면 또 하나 터지고 있는 양상이다. 연예계 미투 운동의 시작은 배우 조민기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시작됐다. 조민기의 성추행 논란은 그가 부교수로 재직 중이었던 청주대학교에서 여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게시물이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또 22일 SNS와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폭로가 이어졌다. 폭로가 이어질 때마다 조민기는 "억울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청주대 정성봉 총장은 23일 배우 조민기의 교수 재직 중 성추행 논란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정 총장은 “연극학과 교수의 불미스러운 일로 커다란 물의를 빚은 데 대하여 책임을 통감하며 뼈아픈 반성과 함께 대학구성원들과 지역사회,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배우 조재현의 성추행 의혹도 불거졌다. 한 여배우는 자신의 SNS에 "내가 너 언제 터지나 기다렸지. 생각보다 빨리 올 게 왔군”이라는 글과 함께 조재현의 프로필 사진을 게재했다. 현재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지만, 조재현의 성추행 의혹은 일파만파 퍼졌다. 또 JTBC ‘뉴스룸’에서 조재현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 A씨가 등장하기도 했다.

배우 오달수도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다. 이는 지난 21일 연희단거리패 이윤택 연출가의 성추행 사실이 불거지자 기사의 댓글과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오달수를 성추행 가해자로 추측하는 글들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연극연출가 이윤택이 19일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극단 내에서 성추행 파문을 일으킨 것과 관련해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연극연출가 이윤택이 19일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극단 내에서 성추행 파문을 일으킨 것과 관련해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문학·연극계도 파장

문단의 대표적인 원로 시인 고은의 성추행으로 문학계가 들끓기도 했다. 성추행 논란이 일자 고은 시인은 한국작가회의 상임고문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23일 한국작가회의는 고은재단 관계자 말을 빌어 고은 시인이 한국작가회의 상임고문을 비롯한 모든 직을 내려놓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연극계 거장으로 불린 연출가 이윤택은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극단 내에서 성추행 파문을 일으킨 것과 관련해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국연극협회 산하 지회 중 하나인 서울연극협회는 성추행 사실에 대해 인정한 연희단거리패 전 예술감독 이윤택씨를 협회에서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연극계의 또다른 거장인 오태석도 성추행 파문에 휩싸였다. 또 국가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백중놀이 보유자 하용부 씨도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돼 논란이 일었다. 

사진작가 배병우씨도 마찬가지다. 23일 경향신문은 배씨가 서울예대 교수 시절 제자들에게 성추행과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졸업생 등 피해자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이처럼 며칠 새 성추행 폭로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논란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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