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까지 번진 ‘미투 운동’… “스님한테 나도 당했다”
불교계까지 번진 ‘미투 운동’… “스님한테 나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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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을 지지하는 불교계 시민사회와 불자들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3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을 지지하는 불교계 시민사회와 불자들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3

불교계 시민사회 및 불자들 ‘미투, 위드 유’ 지지 선언
“하늘같이 여긴 스님… 얼굴 보고 계약했냐고 물어”
조계종 중앙승가대 전대차 피해자, 스님 성희롱 폭로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불교계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Me too, With You.”

미투 운동이 사회 전역을 넘어 종교계까지 번지고 있는 가운데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불교계 시민사회와 불자들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외쳤다.

불교계 최초로 미투 운동 지지를 선언한 이들은 취지에 대해 “불교계 내부에서 성폭력 피해자들이 미투 운동을 통해 권력에 맞선 싸움을 지지하고 함께 싸워가기 위해 동참했다”고 밝혔다.

종교와젠더연구소 옥복연 소장은 “미투를 고백하는 용기 있는 피해자들과 함께할 것”이라며 “이것이 붓다의 제자로서 지혜와 자비를 강조한 붓다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나무여성인권상담 김영란 소장은 “이 자리에 오는 길에도 불교계 성폭력 피해 신고 전화를 받았다”면서 “피해자는 이런 사례들이 많이 모여서 다시는 나와 같은 사람들이 생기지 않게 해달라고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한 불자가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상임이사인 A스님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2014년도 조계종 종립대학인 중앙승가대 개운학사에 커피전문점 전대차 계약 과정에서 피해를 본 박금옥(57)씨는 “전대차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며 “2016년 3월 초 전대차 문제 해결을 위해 당시 산학협력단장 A스님을 만난 자리에서 스님은 ‘왜 이런 곳에 전대 계약을 했느냐, 계약한 남자(홍모씨) 인물이 잘생겨서 했느냐’는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당시 일화를 설명했다.

이에 그는 “스님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 나는 스님들을 하늘같이 생각했다. 무슨 스님이 깡패도 아니고 이런 발언을 하는지, 내가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그날 울면서 집에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A스님은 같은 해 8월 한여름에 사회복지재단 상임이사실에서 만난 자리에서 개운학사 공사 책임자였던 변모 씨에게 ‘커피 보살(박씨의) 돈 문제 해결 못 하면 니가 (박씨를) 데리고 살아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박씨는 “어떻게 대한불교조계종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냐”며 “이번 기회에 나보다 더 억울한 사람들이 있을 줄로 안다. 함께 힘을 합치자”고 당부했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을 지지하는 불교계 시민사회와 불자들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후 손팻말을 들고 종로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3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을 지지하는 불교계 시민사회와 불자들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후 손팻말을 들고 종로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3

이들은 기자회견 이후 ‘인간성을 파괴하는 성폭력 교단에서 영원히 추방!’ ‘교단은 성범죄 가해자를 계율과 종법으로 엄중히 처벌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과 미투 운동 지지를 상징하는 하얀 장미꽃을 들고 종로 1·2가와 인사동 일대를 행진하며 미투 지지문을 돌렸다.

한편 대한불교조계종은 성폭력 예방 교육 강화와 사건 발생 시 대처 등의 지침을 마련했다. 지난 7일 각 교구에 발송된 공문에는 외부 전문가를 초빙한 예방 교육을 적극 실시하고 사건이 발생하면 총무원과 협의해 피해자 보호를 우선하면서 대처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작년 불거진 선학원 이사장 성추행 의혹을 계기로 결성된 불교성평등연대모임은 오는 27일 과거 드러났던 불교계 성폭력 사건들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논의하는 자유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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