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 신부, 귀국 후 버젓이 미사집전·세례까지
최근까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
폭로로 논란 불거지자 직책 내려놓고 탈퇴해
수원교구, 중징계 결정… 모든 직무 빼앗아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울지마 톤즈’에 고 이태석 신부와 함께 출연했던 현직 천주교 신부가 해외 선교봉사 중 여신도를 성추행하고 성폭행 시도를 했다는 폭로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KBS는 23일 뉴스9에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현재는 탈퇴 상태) 한모 신부가 지난 2011년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함께 선교 봉사활동을 하던 여신도 김민경씨를 성추행하고 성폭행까지 시도했다고 피해자 김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보도했다. 김씨가 봉사활동을 했던 남수단은 고 이태석 신부가 활동하고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로 잘 알려진 곳이다.
보도에 따르면 김민경씨가 봉사활동을 갔을 당시 남수단 현지에는 3명의 신부가 있었고, 이후 한 명이 더 와 총 5명이 신앙활동과 생활을 함께한 신앙공동체였다. 폭로의 대상이 된 한 신부는 이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고 오래 머물렀던 인물이다.
성폭행을 시도 당했던 당일 B씨는 일기에 “2011년 11월 18일 난 힘으로 그분을 당할 수가 없다. 새벽 5시가 다 되어서야 풀려나 방으로 돌아왔다. 눈과 손목에 멍이 들었다. 주님 저를 구하소서”라고 기록했다. 이날 한 신부는 전날 저녁 식당에서 문을 잠그고 갑자기 김씨를 강간하려고 했고 새벽 5시가 돼서야 풀려났다는 주장이다.
김씨는 다른 후배 신부에게 이 피해사실을 알렸지만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나이 많고 선배였던 한 신부에 대항하는 후배 신부가 없었다는 호소다.
김씨는 한 신부가 ‘울지마 톤즈’ 촬영 취재진 등 모두가 떠난 후 신앙공동체인 5명만 남게 되자 이성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한 신부는 김씨가 잠근 방문을 따고 들어오기까지 했다고 폭로했다.
이처럼 피해 상황이 심각했지만 김씨는 피해 사실을 쉽게 공개하지 못했다. 자신이 소리를 지를 경우 후원이 끊기고 현지 선교가 물거품이 되고 만다는 생각에 이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 그러나 1년 자원봉사를 마치지 못하고 11개월만에 귀국했다.
그러나 김씨는 최근 일어나고 있는 미투 운동을 보고 용기를 내 피해 내용을 밝히게 됐고 밝혔다.
한편 가해 한 신부는 지난 2012년 귀국해 미사를 집전하는 수원교구 소속 주임신부가 됐다. 수원 광교의 한 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세례를 준 것으로 전해졌다.
성추행 및 성폭행 논란이 불거지자 수원교구는 한 신부에 대한 중징계를 결정하고 모든 직무를 정지시켰다. 한 신부는 정의구현사제단에서 맡고 있던 직책도 내려놓고 사제단을 탈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