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뒤는 정세균 국회의장. ⓒ천지일보(뉴스천지)

통상문제, 35분 연설 중 딱 한 번 언급
文, 美 무기 수입이 압박수위 낮춘 듯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방한 일정의 마지막인 국회 연설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언급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애초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한미 FTA를 ‘미국에 성공적이지 못하다’며 재협상을 요구한 만큼, 국회 연설에서 더 강한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35분간 이어진 연설 전체에서도 한미 간 통상과 관련한 발언은 “우리는 군사협력 증진과 공정성 및 호혜의 원칙 아래에 양국 통상관계를 개선하는 부분에서 생산적 논의를 했다”라는 원론적인 발언이 전부였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줄곧 한미 FTA를 ‘끔찍한 협상’ ‘일자리를 죽이는 협정’이라며 굉장히 부정적으로 묘사한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는 한국 정치권에서 미국의 일방적인 한미FTA 재협상 추진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고, 재협상에 들어갈 경우 국회 비준을 거쳐야 하므로 나쁜 이미지를 심어주지 않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또 전날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자유롭고 공정하며 균형적인 무역 혜택을 함께 누리기 위해 관련 당국이 한미 FTA 관련 협의를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힌 만큼 수위를 조절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최첨단 군사정찰 자산 등 미국산 무기 구매가 통상 압박을 낮춘 이유로 꼽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 앞서 “한국이 무기 구매를 늘리면 미국과 한국 간 무역적자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한편 현재 한미 통상 관련 당국은 FTA 재협상과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문재인 정부는 오는 10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공청회에서 한미 FTA 재협상과 관련한 국민의견을 공개적으로 수렴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