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9일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이용객들로 붐비는 인천국제공항. ⓒ천지일보(뉴스천지)

인천공사 “롯데측 요구 너무 지나쳐”
“계약 공정성, 업체 형평성 원칙위배”
롯데 “임대료 못내리면 철수 불가피”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임대료 인하 문제로 롯데면세점과 인천공항공사 측이 두 차례 만남을 진행했지만 입장차가 전혀 좁혀지지 않으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15일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입장차가 커서 접근이 잘 안 되고 있다”며 “3차 만남을 하겠지만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한 합의가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공사 측의 입장은 당초 ‘계약을 위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롯데면세점은 사드(THAAD)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임대료 책정방식을 변경해달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롯데면세점은 면세사업 3년 차에 접어드는 9월 1일부터 공항 임대료가 급증해 적자가 불가피하다며 임대료 지급 방식을 최소보장액 기준이 아닌 품목별 매출액에 영업요율(20~35%)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변경해달라고 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

롯데의 요청에 공사가 화답하면서 지난달 28일 처음 만났고 지난 11일 2차 협상을 진행했다. 이번 주 중에 3차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무의미한 만남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공사는 롯데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롯데는 계약 초 항공사들이 T2로 이사를 하는 비율만큼 진행하기로 한 임대료 인하 말고도 반 이상을 더 빼달라고 하는 상황”이라며 “사드문제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롯데가 입찰가를 너무 많이 적어낸 잘못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롯데가 철수하면 우리도 임대료 손실이 생기지만 사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이것만 보고 인하를 결정할 수 없다”며 “입찰의 공정성·투명성, 사업자 간 형평성을 지켜야 한다는 가장 큰 원칙을 위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항공수요가 전혀 안 줄었고 다른 업체도 매출이 늘었기 때문에 롯데만 임대료를 깎아줄 상황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지난 추석 연휴 이후 황금연휴 기간(9월 29일~10월 9일) 이용객수가 총 206만명으로 연휴 최다 기록을 깼고, 면세점 매출(9월 30일~10월 7일)도 일평균 76억원으로 역대 연휴 최대 매출을 올렸다는 공식 자료를 내기도 했다. 또한 올해 5월에만 전년 대비 81%였고 나머지 달엔 10% 안팎의 감소폭을 보이는 등 매출 급감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롯데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롯데면세점 한 관계자는 “공사 중이라 브랜드도 다 입점하지 않았던 2015~2016년과 올해 실적을 비교하는 것은 잘못된 비교”라며 “올해는 수배에 달하는 매출을 올려야 함에도 영업을 제대로 못하던 때보다 오히려 매출이 떨어졌다는 심각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부가 롯데 골프장 부지를 선택하는 바람에 아무런 대책 없이 민간기업이 사드 직격탄을 그대로 맡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하가 안 되면 공항 면세점 철수가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 롯데면세점 인천공항면세점 매출현황. (제공: 윤후덕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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