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면세점 영업이익 추이 및 인천국제공항 3기 사업자들 임대료. (출처: 각사)

사드로 임대료 부담 가중
임대료책정방식 변경요청
제안 수용시 임대료20%↓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2분기 적자 전환하는 상황까지 치닫자 롯데면세점이 ‘공항 철수’라는 배수진을 치고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공사 측은 아직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공항면세점의 도미노 철수가 현실화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12일 오후 전체 매출액 기준이 아닌 상품별 매출액에 따라 최대 35%까지 영업료율로 책정한 금액을 임대료로 산정하도록 요청하는 공문을 공사 측에 전달했다. 앞서 면세점협회를 통해 공항면세점 임대료 인하에 대한 의사를 전달하거나 호텔신라, 신세계와 함께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만나 면담을 했음에도 변화가 없자 단독 행동에 나선 것. 답변 기한도 일주일로 못 박았다.

롯데의 경우 공항에 입점한 다른 면세점보다 임대료가 높을 뿐 아니라 특히 운영 3년 차에 접어드는 9월 1일부터 임차료가 급증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부담이 컸을 것이란 분석이다. 인천국제공항 3기 사업자인 롯데, 신라, 신세계는 업황과 관계없이 5년간(2015년 9월~2020년 8월) 각각 4조 1200억원, 1조 4700억원, 4200억원의 임대료를 내야 한다. 롯데는 1년 차에 연간 5000억원, 2년 차에 5100억원 수준의 임대료를 냈지만 3년 차인 이달부터는 매출의 50%에 달하는 7700억원 이상을 내야 한다. 이어 4년 차에는 1조 1000억원, 5년 차에는 1조 2000억원으로 임대료가 계속 상승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당장 올해만 2000억원 적자를 기록, 2020년까지 1조 4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한다”며 “우리도 공항에서 영업을 지속하고 싶기 때문에 공사에 거듭 읍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드 이전에도 공항면세점은 시내면세점에서 번 돈으로 메꿔가며 운영했던 것”이라며 “사드로 시내면세점까지 영업이익이 급감한 상황에 이번 협상이 결여될 경우 철수밖에는 답이 없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임대료 인하가 불발될 경우 롯데 철수는 공식화될 전망이다. 앞서 한화도 제주공항에서 사업권을 조기반납하고 철수를 선언한 데다 중소사업자인 삼익면세점은 임대료 감액 소송까지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 업계에서는 도미노 철수를 우려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장 큰 롯데가 빠지면 다시 입찰을 붙이겠지만 누가 나설지 미지수”라며 “입찰이 되더라도 업계가 불황이라 임대료도 많이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사 측은 아직 공식입장을 내놓진 않고 있지만 임대료 인하에 부정적이다. 시내면세점 매출은 줄었지만 공항면세점 매출은 줄지 않았기에 아직 임대료 납부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2008년 임차료 인하로 감사를 받았던 경험도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공사 측은 금융 위기 당시 항공수요가 10% 이상 급감하자 사업자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임차료를 10% 인하해 줬다. 하지만 이 일로 감사원으로부터 ‘방만 경영’에 대한 감사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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