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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속으로] 통일 축구와 북핵 위기
뉴스천지  |  newscj@newscj.com
2017.10.12 18: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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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단군이래 가장 길었다는 올 추석연휴가 끝난 10일, 많은 스포츠팬에게 충격을 안긴 부고 기사가 전해졌다. 축구 국가대표를 지낸 조진호(44)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 감독이 심장마비로 별세했다는 것이다. 부산 아이파크 구단은 “조진호 감독이 이날 오전 부산 자택 주변 산책로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졌다”고 밝혔다. 40대의 한창 나이에 심장마비로 유명을 달리했다니, 슬프고도 안타까운 일이다. 새삼 인생의 덧없음을 느끼면서 그를 처음 만났던 26년 전  남북축구 단일팀 시절이 떠올랐다. 

필자가 스포츠기자를 했을 때인 1991년, 그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남북 단일팀 일원으로 8강 진출을 이끌었다. 당시 대구 대륜고를 졸업하고 경희대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조진호는 남측이 수비, 북측이 공격을 맡기로 했던 포메이션에서 공격력을 높이 평가받아 이례적으로 공격수로 발탁됐다. 축구선수로는 크지 않은 체격이었지만 빼어난 개인기, 넓은 시야와 골 결정력으로 장차 한국축구의 대들보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과 평양, 포르투갈 등에서 연습경기와 실전경기를 가지면서 발군의 기량을 선보인 그가 많은 이들로부터 주목을 받는 것을 지켜볼 수 있었다.

당시는 남북한 스포츠 역사상 가장 화해무드가 조성됐던 때였다. 1990년 북경아시안게임 직후 남북축구 대표팀이 평양 능라도 경기장에서 ‘통일축구대회’를 분단이후 처음으로 가졌다. 통일축구는 이듬해 청소년 축구 단일팀과 탁구 단일팀 구성으로 이어졌다. 필자는 북경아시안게임에서 청소년 축구 단일팀까지 진행되는 과정을 북경 현지, 판문점 회담, 평양 연습 경기, 포르투갈 등에서 취재하며 지켜봤다. 북한 선수들과 임원 등을 자주 보면서 친해졌고, 머지않은 장래에 분단된 남북한에 뭔가 좋은 일이 곧 오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한갓 꿈에 지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남북한은 가까워지기는커녕 훨씬 험악한 관계가 돼 버렸다. 북한은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3대 김정은 정권이 등장하면서 남북 대화를 거부하고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거듭하며 한반도를 6.25전쟁 이후 최악의 위기 국면으로 몰아갔다. 핵개발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통일축구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남북한 관계가 나빠졌던 것이다.

추석연휴 기간에도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말폭탄’ 전쟁을 이어가며 일전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군수뇌부 회의에서 ‘폭풍 전의 고요’라며 북한에 대해 군사적인 옵션을 선택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고, ‘벼랑 끝 전술’을 펼치는 김정은 위원장은 이에 맞서 새로운 핵 위협 도발을 강행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이런 상황에서는 예전 통일 축구와 같은 남북스포츠 교류를 생각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북한 장웅 IOC 위원은 지난 6월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북한 태권도 시범단과 함께 방문한 자리에서 “남북 스포츠교류는 정치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가능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문제도 남북문제가 정상적으로 풀려야 풀릴 수 있을 것”이라며 스포츠보다 정치 문제 해결이 우선돼야 함을 분명히 했다.

남북한 스포츠는 통일축구 시절로 과연 되돌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현재 남북한이 언제라도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는 엄중한 상황이다 보니 과거 스포츠를 통해 화해무드가 한껏 조성됐던 통일축구 때의 모습이 더욱 간절하게만 느껴진다. 

조진호 감독은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선수 시절 남북 단일팀으로 푸른 그라운드를 누비며 통일의 빛을 밝힌 등불이었다. 그의 예기치 않은 죽음을 보면서 남북한의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남북 스포츠가 좀처럼 물꼬를  트지 못하고 오랫동안 암흑의 시기를 보내는 것이 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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