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회연합과 한국교회총연합회가 전격 통합했다. 16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는 두 기관의 통합 후 탄생한 ‘한국기독교연합회(한기연)’ 창립총회가 진행됐다. 왼쪽부터 공동대표회장에 선임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이성희 총회장,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전명구 감독회장, 한교연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예장 합동 김선규 총회장. ⓒ천지일보(뉴스천지)

당분간 ‘4인 공동회장’ 체제… “다신 분열 없기를”
한기총 선거 결과에 따라 통합 명분 사라질 수도
12월 총회 대표회장 추대 공교회 연합사업 본격화

[천지일보=박준성·이지솔 기자] 보수 개신교 연합단체 한국교회연합(한교연)과 주요 교단장들의 연합기구인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의 통합으로 새로운 연합기관인 (가칭)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이 탄생했다. 지난 2011년 이단 논쟁과 금권선거 문제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 떨어져 나온 한교연은 창립 6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6일 양 기관의 통합으로 출범한 한국기독교연합은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한국기독교연합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한국기독교연합 이성희(예장통합 총회장) 공동회장은 환영사에서 “하나 되는 진리를 가르쳐 주신 주님의 소리를 외면하고, 교회가 하나라고 고백하면서도 하나 되지 못하는 부족함이 우리의 자화상”이라며 “다시는 분열되고 돌아서는 일이 없기를 기도한다. 모든 (개신교) 교단이 함께하고 소외된 교단이 없이, 힘을 모아 우리나라와 민족을 선도해 나갈 수 있는 한국교회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한기연은 12월 정기총회 전까지 당분간 ‘4인 공동대표회장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공동대표회장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이성희 총회장·예장합동 김선교 총회장·한교연 정서영 전 대표회장·기감 전명구 감독회장이 맡았다. 한기연 초대 회원교단은 한교총 가입의향서를 제출한 교단과 한교연 회원교단을 통합한 46개 교단으로 구성됐다. 예장고신 총회(총회장 배굉호 목사)는 통합 직전 불참의사를 한교총에 전달하고 가입 교단에서 빠졌다.

창립총회는 공동회장 김선규(예장합동 총회장) 목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종승(예장대신 총회장) 목사의 한기연 창립 경과보고에 이어 고시영 한교연 통합추진위원장이 임시 정관(안)을 보고했다.

고 위원장은 정관에 대해 “한교연 정관을 기본으로 한기연 임시 정관을 만들고, 양측의 합의로 ‘단일지도 체제’를 택했다”면서 “선거부패를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대표회장은) ‘상임회장단에서 추대’하는 방식으로 선출하기로 했다. 선임된 대표회장이 연합정신에 위배할 경우 불신임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각 교단의 특수성을 반영하면서 군소 교단을 많이 배려했다. 7.7 정관의 정신을 살리는 데 힘썼다”며 “또 이사회 권한을 강화했다. 원로회의 제도를 신설해 증경대표회장들의 자문을 받기로 했다(의결권 없음). 12월 초 정기총회 전까지 임시 정관을 운영하고 미비한 점을 보완해 내놓겠다”고 말했다.

한기연은 12월 첫째 주 열리는 제1회 정기총회에서 상임회장단이 대표회장을 추대한다. 상임회장단은 한기연 최고 집행기구로, 1000교회 이상이 되는 현직 교단장으로 상임회장을 선출하고, 1000교회 이하 교단의 현직 교단장 중 5명과 단체협의회 대표 등으로 구성된다.

한기연은 대표회장 후보 순번제(가나다군)를 시행한다. 회원교단 교회 수에 따라 5000교회 이상 교단(가군), 5000교회 이하 1001교회 초과 교단(나군), 1000교회 이하 모든 교단(다군)으로 정했다. ‘가-나-가-나-가-다’ 순으로 1년 임기의 대표회장을 선출한다. 사무처를 대표하는 사무총장의 임기는 4년 단임이다.

격려사를 한 박위근(한교연 증경대표회장) 목사는 “어느 교단과 사람에게 이익이 되는 연합은 또다시 분열을 불러올 수 있다”며 “군소 교단을 소외하면 안 된다. 하나가 돼 한국교회 전체를 세워나가야 한다. 모든 교단이 함께 성장하길 바란다. 그리고 세상에서 거룩한 뜻 이루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기총 선거가 한기연 운명 가를 듯

진통 끝에 출범한 한기연은 앞으로 풀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당장 해결할 과제는 한교연 법인을 한기연 법인으로 전환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임시 정관을 하루빨리 보완해야 한다. 한교연 법인이사회가 (한기연) 보완한 정관을 받아들여야, 한기연 법인이사회로 전환할 수 있다. 또 9월 치러지는 주요 교단들의 총회에서 조직을 인준받아야 한기연에 힘이 실린다. 한교연의 직원 승계 문제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난제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의 통합이다. 오는 24일 한기총 임시총회에서 치르는 대표회장 선거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을 반대해온 김노아(김풍일) 후보가 선출될 경우 난관에 부딪힐 전망이다.

일각에선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 결과가 한기연과 한기총 통합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기총과 통합의 길이 멀어질 경우 한기연 출범의 명분이 사라져 그에 따른 후폭풍이 한국개신교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결할 난제가 산더미같이 쌓인 한기연의 행보에 한국교회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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