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의정부교구 일산성당에서 ‘2017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심포지엄이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심포지엄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올해로 분단 72주년, 한반도 전쟁은 끝난 게 아니라 잠시 중단된 상태다. 이를 방증이라도 하듯 북한의 잇따른 핵도발과 더불어 한반도 주변국들의 무력경쟁은 가열되고 있다.

그럼에도 오랜 정전으로 우리 국민들의 의식 속에서 전쟁의 이미지는 멀어져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전쟁종식’이나 통일에 대한 염원이 과거보다 덜하다는 설명이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07년 통일이 필요하다고 여긴 국민이 63.8%였던 반면 2016년 통일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국민은 53.4%로 떨어졌다. 고령 세대가 느끼는 통일에 대한 인식보다 젊은 세대가 느끼는 통일에 대한 인식은 좀 더 냉랭했다.

천주교는 이 같은 현실 속에서 한반도 통일과 평화를 향한 공감대를 조성하고자 매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기념한다. 기도회와 심포지엄을 전국 교구가 돌아가면서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장 이기헌 주교가 시무하는 일산성당에서 1일 심포지엄이 진행됐다.
 

▲ 1일 의정부교구 일산성당에서 ‘2017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심포지엄이 진행되는 가운데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왼쪽).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날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김학재 교수는 ‘평화체제로 가야 하는 한반도’라는 주제로 발제하며 우리 국민들에게 ‘전쟁은 비정상적이고, 반전·평화·비폭력이 정상인 사회’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적극적인 평화구축의 3단계 로드맵으로 향후 2~3년간 북핵의 완전 동결을 목적으로 긴장완화, 평화공존, 평화발전, 다자주의와 교류협력, 평화협정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후 5년 동안 비핵화로 전환하기 위해 다자주의와 교류협력을 더 확대한 후 그다음 5년간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고 동북아 군축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결국에는 남북평화 체제를 위한 동북아 평화협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해서 한국 가톨릭교회가 해야 할 역할을 제안했다. 그는 “군사적 긴장이 높아갈 때 한없이 무력감에 빠져들기도 하지만 생명·평화·상생을 위한 가톨릭 교회의 운동은 지속되고, 북한 주민들에게 평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들이 전해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가톨릭이 갖는 고유의 장점을 발휘해 갈등상황을 대화와 협상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여론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 교수는 남북한이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어느 강대국의 논리에도 휘둘리지 않는 어느 정도의 평화공존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며 “남북한이 직접 만나 평화공존을 약속하고 이것을 주변국에 설명해 동의를 얻어내야 한다”고 부가설명했다.

이날 김 교수와 임 교수의 발제가 진행된 후에는 한신대 백장현 박사, 천주교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센터 맹제영 신부,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박사수료 서한나 씨가 나와 토론을 진행했다. 사회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이은형 신부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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