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나들이를 나온 이들 중 한 가족이 마스크를 쓰고 관광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중국발(發) 고농도 미세먼지 황사 한반도 향해
서울시 등 지자체 ‘황사주의’ 재난문자 발송
전국 주의보… “외출 후 손 씻고 목 세척해야”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중국 베이징(北京) 등을 강타한 최악의 황사가 한반도를 향해 오고 있다. 기상청과 지자체들은 ‘황사 주의보’ 재난문자를 발송하고 공휴일 나들이를 나온 가족 단위 시민과 관광객은 마스크를 쓴 채 관광을 했다.

6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는 황사 경보·주의보가 발령됐다. 중국 북부지역을 뒤덮은 최악의 황사는 중국 기상청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PM10)가 최고치인 1000㎍/㎥을 기록했다. 나흘째 지속된 재앙 수준의 황사는 중국 남쪽과 한반도를 향해 이동하고 있다.

열린 창문 앞 책상에는 노란색의 흙먼지가 쌓여 있었다. 물화장지로 책상을 닦으면 누런 흙먼지가 그대로 묻어났다. 서울역에서 서울 중구 남산타워를 보면 연일 뿌옇게 보이고 있다.

택시에서 내리거나 횡단보도에서 대기하는 사람 중에서도 마스크를 쓴 이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서울역 역사 안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대기하는 사람이 다른 때보다 많았다.

▲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나들이를 나온 가족이 마스크를 쓰고 관광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6일 서울역 역사로 들어서는 입구에서는 마스크를 쓴 이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6일 인천에서 서울로 나들이를 나왔다는 김영철씨 부부는 황사에 주의하라는 재난문자를 받았다고 말했다.김영철씨 부부가 마스크를 쓰고 서울역 역사 안을 걷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연휴기간 동안 서울에서 가족들과 관광을 마치고 울산으로 돌아가는 한모(47)씨는 자신을 포함한 부인과 아들, 딸 등 4명과 함께 마스크를 쓰고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씨는 “환경부나 외교부가 답답하다”면서 “평소에 황사·미세먼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는데 국내 사업장이나 노후경유차 등도 문제이겠지만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연휴에 공장이 안 돌아가도 미세먼지 농도는 크게 변화가 없는 것 같고 마스크를 쓸 수밖에 없다”며 “먼저 환경부 등이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갖춘 환경대책을 이룰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하고 외교부는 중국의 미세먼지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열차나 전철을 타고 지방에서 서울역에 도착한 무리 중에서도 마스크를 쓴 사람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인천에서 공항철도를 이용해 서울역에 도착한 김영철(75)씨 부부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김씨는 “(미세먼지 때문에) 평소에도 마스크를 하고 다니는데 오늘은 더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경기도와 인천시에서 재난문자가 왔다”면서 “아내와 같이 서울에 나들이를 나왔는데 나올까 말까 고민하다가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고 했다.

그는 “인천이 중국에서 가깝고 공단도 많아서 평소에도 미세먼지 때문에 힘들다”고 토로했다.

▲ 6일 서울시청 앞을 지나가는 관광용 이층버스의 개방된 이층 공간에는 마스크를 쓴 관광객이 다수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6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한 외국인 관광객이 경찰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데 경찰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6일 서울 광화문광장 부근 도로에서는 이륜차 탑승자들이 보호 장구 외에 마스크를 쓰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6일 서울시청 부근에서는 청소용 살수차가 도로가에 물을 뿌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날 도로 위에서는 이륜차 탑승자들도 보호장구 외에 별도로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서울역에서 숭례문을 지나 시청으로 이동을 하는 길에서는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청소용 살수차가 도로가에 물을 뿌리며 이동했다.

황사와 미세먼지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에게 ‘한국은 황사 등이 심해서 마스크를 해야 한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줄 것으로 보인다.

관광용 이층버스의 개방된 이층 공간에는 마스크를 쓴 관광객을 볼 수 있었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는 한 외국인이 경찰과 함께 기념으로 사진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경찰은 모두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서울시청과 청계광장,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하는 중에 본 관광객이나 공휴일을 맞이해 나온 가족 단위 나들이객도 마스크를 쓴 이가 많았다.

서울 강북에서 온 김모(41, 여)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청계광장에서 사진도 찍고 하려고 나왔는데 황사가 심하다고 해서 모두가 마스크를 했다”면서 “미세먼지 때문에 나들이 하면서도 걱정이 된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당선이 되면 꼭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해줘서 마음 놓고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날 15시 기준으로 “전국 대부분지역에서 황사가 관측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날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서울이 265, 수원 229, 진도 298, 강화 223, 울산 172, 제주(고산) 192, 문경 137 등을 보였다. 숫자가 높을 수록 미세먼지 농도가 심한 상태다.

기상청은 “몽골과 중국 북동지역에서 발원한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남하하면서 7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황사가 나타나겠으니 건강에 각별히 유의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시도 황사와 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하고 “호흡기나 심혈관 질환이 있는 시민, 노약자, 어린이 등은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며 재난문자 등을 발송했다. 가정의학과 등에서는 외출 후 집에 돌아오면 손과 몸을 씻고 입 안 세척을 위한 가글 등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