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천지=전형민 기자] 다가오는 6·2 지방선거에서 최대의 격전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시장 선거판세가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경기도지사 출마로 가닥을 잡음에 따라 야권의 ‘집안싸움’ 분위기는 일단 진정이 됐지만 민주당의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뇌물수수 의혹 재판과 더불어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등 선거판 전체를 뒤흔들 만한 변수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김성순 의원과 이계안 전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예고하고 선거활동에 돌입해 한 전 총리의 후보추대를 강하게 반발하는 것과 더불어 한 전 총리의 재판 결과가 다음달 9일로 예정된 것은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복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 전 총리에게 5만 달러의 뇌물을 건넸다’는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진술을 근거로 한 전 총리를 기소해 재판 중인 뇌물수수 사건은 곽 전 사장의 법정진술이 오락가락하면서 무죄 선고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유권자들의 서울시장 결정에 방향타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의 핵심 당직자는 14일 언론과의 통화에서 “한 전 총리에 대한 재판이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변수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에 대한 재판결과가 유죄로 끝날 경우 여권은 여론몰이를 통해 ‘서울시장 자리 지키기’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대로 무죄 판결이 될 경우 여권의 ‘표적수사’ 의혹이 커지면서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에 유리한 여론이 조성돼 ‘정권심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 한 전 총리와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등이 나서는 이번 선거에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를 계기로 ‘야권 후보단일화’를 이뤄 낸다면 서울시장을 뽑는 당일 야권의 표 결집을 통한 서울시장 교체는 필수불가결한 수순이라는 해석도 있다.

오세훈 현 서울시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는 하지만 출마 의사를 밝힌 원희룡 의원과 곧 출마 의사를 밝힐 나경원 의원 등의 드라마 같은 경선과정을 통해 서울시장 선거판 자체를 주도하고 이를 통해 보수층의 표를 결집하면서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을 흡수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한 전 총리의 재판결과와 관련 15일 출연한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만약 무죄 판결이 나올 경우 그 파장은 매우 심각하다”며 “한 전 총리가 무죄를 받을 경우 서울시장 경선후보들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필승구도에 당 차원에서 심각한 고민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밝혀 이를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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