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등 500여명 참석 ‘오열’ 가득
부인 결국 영결식 도중 탈진 응급실행
[천지일보=이지수 기자] ‘오패산터널 총격전’ 사건으로 용의자가 쏜 총에 맞아 순직한 고(故) 김창호(54) 경감 영결식이 22일 서울 가락동 경찰병원에서 엄수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장(葬)으로 치러진 이날 김 경감의 영결식에는 유족 등 5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김정훈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조사에서 “가슴이 무너져내린다. 이 슬픔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가족에게도 말 한마디 없이 떠날 수밖에 없었던 운명이 더 슬프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북경찰서 번동파출소에서 고인과 동고동락한 김영기 경장이 고별사를 읽자 경찰관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눈물을 훔쳤다.
김 경장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신고 해결하고 돌아와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보여줄 줄 알았는데 무전기로 들려오는 소리는 너무 듣기 힘들었다”며 “의협심이 강하고 언제나 제일 먼저 사고 현장에 도착하던 선배님이어서 더욱 불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술 한잔 하기로 한 약속 지키셔야죠. 제발, 제발 일어나세요”라고 울먹이자 탄식 소리가 영결식장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고인의 어머니와 부인은 슬픔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고 경찰들의 부축을 받으며 헌화했다. 가족들은 영결식 내내 눈물을 흘렸다. 결국 김 경감의 부인은 탈진 증세를 보여 경찰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고인의 부인은 사건 이후 구토를 하는 등 식사를 전혀 못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결식이 끝나고 운구차는 강북경찰서로 이동했다. 운구 행렬은 김 경감이 근무했던 번동파출소까지 약 600m 구간을 행진했다. 고인의 시신은 서울추모공원으로 옮겨져 화장한 뒤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유골을 운구해 임시 봉안된다.
김 경감은 지난 19일 오후 폭행 신고를 받고 서울 강북구 오패산 터널 인근 현장에 출동했다가 성병대(46)씨의 사제 총에 등 맞아 순직했다.
김 경감은 1989년 청와대 경호실 지원부대인 서울경찰청 101경비단에 순경으로 임용돼 경찰생활을 시작했으며 서울 청량리경찰서(현 동대문경찰서), 서울청 202경비대, 서울청 보안과 등을 거쳐 올 2월 강북경찰서로 발령됐다.
정년까지는 6년이 남은 상황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