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은 이례적으로 김길태의 얼굴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뉴스천지=부산 정인선 기자] 그간 강호순 등 흉악범을 검거했을 때 경찰은 피의자에게 모자, 마스크, 수건, 점퍼 등으로 얼굴을 가려왔다. 이는 범죄자의 인권을 고려한 행동이었으나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김길태의 얼굴을 공개해 주목을 끌었다.

김은 검거 당시 파란색 마스크를 쓴 상태였으나 경찰은 오히려 마스크를 벗기고 언론에 노출했다.

이에 대해 수사본부는 “공개수배 시 이미 사진이 공개돼 굳이 얼굴을 가릴 필요가 없었다”며 “인권 보호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공익을 위해 흉악범의 얼굴을 공개하자는 것이 수사팀의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김길태는 집 근처에 있다” 프로파일러 예상 적중

김길태의 검거에는 ‘프로파일러(Profiler)’의 도움이 컸다.

범죄 심리ㆍ행동 분석 요원인 프로파일러는 이번에도 과학적 수사로 그 능력을 입증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프로파일러들은 김이 이번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를 때부터 그의 범죄 이력, 활습관, 성향, 심리 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김이 11년간 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해 극도로 불안한 심리상태를 보이며, 대인기피 등 공황증세를 보였던 점, 휴대전화와 운전면허가 없고 인터넷을 쓰지 않는다는 점 등을 들어 김이 자기 집이나 근처에서 은둔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또 김이 재개발 예정지인 덕포동 일대에서 살아왔던 점 때문에 지리를 훤히 알고 도주가 쉽다는 점을 들어 덕포동 일대를 정밀수색하면 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프로파일러들의 예측대로 김은 자신의 양부모 집과 범행 장소에서 가까운 곳에 은신하다가 발각됐다. 은신장소는 사건 현장에서 불과 300m 거리에 있는 빌라 옥상이었다.

경찰 프로파일러는 2007년 3월 제주 양모(9) 양 사건 때도 정확한 예측으로 검거에 도움을 준 바 있다.

프로파일러는 김이 검거된 뒤에도 활약을 이어갈 전망이다.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권일용 경위는 안양 초등생 살해 사건 때도 범인 정성현의 자백을 이끌어냈다. 강호순, 정남규 등 연쇄살인범의 여죄 자백을 이끌어내는 데도 공을 세운 바 있다.

이번에도 범행을 부인하는 김과 면담한 뒤 현재 심리를 정확히 분석해 자백을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심문 또는 접근 기법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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