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태 중국 북경화지아대학교 한국기업관리대학 학장

 

한 마리의 메기가 하는 역할은 놀랍다. 메기는 일반적으로 몸통이 거무스레하며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흉물스런 어종이다. 낮에는 잠잠하게 지내다가 밤이 되면 나타나 다른 물고기들을 혼비백산하게 만들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한다. 그야말로 주위의 물고기들에게 극도의 긴장감과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천적 같은 존재다. 그렇기에 물고기들은 메기에게 잡혀 먹히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 다닐 수밖에 없다. 이는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지배하는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원리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미꾸라지 수조나 양식장에 메기를 집어넣으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미꾸라지들이 정신없이 메기를 피해 다니느라 움직임이 엄청나게 빨라질 것이다. 그러나 미꾸라지만 있을 경우는 어떤 현상이 일어나겠는가. 천적이 없으니 무기력하고 느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요약하면 미꾸라지들의 움직임이 둔하고 활력이 있을 리 만무하다.

중국 한나라 때부터 전해져 오는 메기에 대한 일화를 보자. 잉어 한 마리가 연못에 살고 있었다. 어느 날 큰 메기 한 마리가 연못에 들어와 잉어를 잡아먹으려고 했다. 잉어는 초어적인 힘을 발휘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그리하여 이리 저리 재빠르게 움직이면서 메기를 피했다고 한다. 그 초어적 잉어의 힘은 뭍에까지 올라 지느러미로 냅다 뛰기 시작할 정도였다고 한다.

기업경영의 측면뿐만 아니라 사회전반적인 개혁의 측면에서 ‘자극’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점에서 ‘메기 효과(Catfish Effect)’가 요구된다 하겠다. 이는 천적을 활용한 경쟁원리이자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메기 효과’란 천적이 있을 경우 천적을 피하느라 형성된 생기가 되살아나는 현상을 말한다.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롭고 순탄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올바르고 좋은 일만 한다고 해서 순탄하게 일이 진행된다는 보장도 없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문명 발전은 미리 갖춰진 좋은 환경보다는 척박하고 가혹한 환경에 의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도전과 응전에 대한 메기 효과라고 볼 수 있겠다. 메기 효과는 궁극적으로 높은 상품가치를 창출한다. 미꾸라지의 경우를 보면 쉽게 납득할 수 있다. 메기를 피하기 위해 형성된 생기 있는 움직임은 싱싱하고 통통한 살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요즘 사회·경제적 현상을 보면 긴장, 초조, 불안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틀린 말은 아니다. 마치 미꾸라지나 물고기들이 메기로부터 도망치는 것처럼.

그러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혀선 안 된다. 희망을 가져야 한다. 성취하기 위해, 성공하기 위해 현실적 도전에 맞서 당당하게 대응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해서 교만에 빠져서는 더더욱 안될 것이다. ‘메기’에 맞서 환경을 지배하고 아름답게 가꾸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겠다. 미꾸라지와 메기를 함께 사육함으로써 생기 있는 미꾸라지를 생육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지혜를 발휘하자.

경제가 지지부진하고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들 한다. 취약 부문을 치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식 전환과 시너지가 생기는 ‘메기 효과’를 적용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 경제의 허브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논의 아니겠는가.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