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서울 하월곡동 진각종 총인원 진각문화전승원에서 제28차 세계불교도우의회(WFB) 서울총회 폐막식에 앞서 평화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박준성․차은경 기자] 세계 불교도들의 축제인 ‘세계불교도우의회(WFB) 제28차 서울총회’ 참석차 방한한 전 세계 불교지도자들이 인류의 공동 번영과 세계평화, 한반도평화를 한목소리로 염원했다. WFBY(세계청년불자우의회)와 세계불교대학 총회도 함께 열린 WFB서울총회에서는 전 세계 20여개국 불교지도자와 석학, 청년 등 500여명이 참석,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로 종교·이념·인종의 벽을 넘어 세계인 모두가 평화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실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라는 주제로 지난 27일 WFB 제28차 서울총회 개회식이 성대하게 치러졌다. 진각종 통리원장 회정정사는 환영사를 통해 “서울총회 주제는 전 인류가 더불어 사는 지구촌 공생을 위한 준엄한 과제이자 불자들의 방향이 돼야 할 명제”라며 “서울총회와 관련된 각종 회의가 원만히 이뤄져 불교의 글로벌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회사를 전한 판 와나메티 세계불교도우의회(WFB) 총재는 우리의 삶을 파괴하는 탐욕과 증오로부터 흔들려서는 안 되며, 일상생활에서 자족하는 마음으로 불교의 가르침을 실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판 와나메티 총재는 “불교의 교리로 어떻게 인류의 평화와 행복을 이룰 수 있을지 금번 총회에서 논의해 보고자 한다”면서 “총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축원하며 부처님 자비와 지혜의 말씀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기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도 법어를 통해 “불제자들은 자비로운 마음으로 평온한 세상을 열고, 지구촌에 지혜의 빛을 밝히는 사람들”이라며 “WFB 총회 참석자들이 전 세계인들에게 평화를 이뤄가는 해법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세계 55개 나라의 250여개 불교단체가 참여하는 지구촌 최대의 불교협의체인 세계불교도우의회는 종파를 초월해 국제사회에서 불교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자는 취지로 1950년 스리랑카에서 창립됐다. 2년마다 총회를 열어 세계불교도들의 화합을 다지고 세계가 당면한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불교적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은 1958년 열린 스리랑카 대회에 처음 참석했으며, 1963년 지부를 결성했다. WFB 총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1990년, 2012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 27일 서울 AW컨벤션센터에서 제28차 세계불교도우의회(WFB) 서울총회 개회식이 열렸다. 개회식에 앞서 판 와나메티 WFB 총재와 진각종 통리원장 회정정사를 비롯한 10명의 인사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불교도, 인류 행복과 평화 이끌어달라”

2016 WFB서울총회에서 축사를 밝힌 국내외 정치·종교 지도자들은 한목소리로 평화와 인류의 행복을 외치며 WFB총회 행보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박근혜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국왕, 중국불교협회장 전인스님, 前 일본불교협회장 코미네 이치인스님, 대만중국불교협회장 원종스님 등이 축사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 지역은 북한의 도발 등으로 평화 번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세계 불교지도자들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지구촌의 안전과 화합을 위해 마음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서울총회의 회향공덕이 널리 미쳐져 인류의 평화와 행복을 추구하는 세계불교도우의회 정신이 세계만방에 빛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국왕은 싸란 짜른수완 주한태국대사가 대독한 축사에서 “WFB는 부처의 가르침을 전파하는 선도적 조직”이라며 “어떻게 하면 개인이 올바르게 삶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지 이해하고, 더 나아가서는 인류 전체의 행복과 평화를 이끌 것”이라고 전했다.

코미네 이치인 前 일본불교협회장은 “현재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심각한 상황을 돌이켜 볼 때”라며 “우리 각자가 불교의 가르침을 일상 속에 되새기면서 산다면 큰 힘이 되고 갈등을 봉합하는데 해결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라닐 비크레메싱게 스리랑카 총리, 번다리 네팔 대통령, 세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 등이 축사를 전하기도 했다.

WFB 대표자회의에서는 집행위원회(EXCO) 신임 이사로 진각종 교무국장 수각정사 등 8명과 부회장 14명을 선출했다. 또 WFB 전체회의에서 본부회장에 판 와나메티 총재를 재추대하고, 오계수지 상임위원장에 진각종 총무부장 덕정정사를 선출하는 등 11개 상임분과위원회 위원장도 선출했다. 이번 총회에서 미국, 캐나다 등 7개 국가가 회원으로 새롭게 등록했다.

▲ 서울총회 개회식에 앞서 스님들이 남방불교 예식에 따라 기도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WFB, 세계 평화·안정에 지지 동참

마지막 날인 29일 진각종총인원에서 열린 ‘WFB평화포럼’ 발제자에 나선 통리원장 회정정사는 ‘분별의 고통에서 해탈하는 지혜’를 주제로 꺼내 들었다. 그는 “나와 다르다는 분별은 갈등의 대상이 되거나 질시와 반목이라는 고통의 결과로 나타난다”고 우려했다.

회정정사는 “서로 함께 고민하고 생각하며 공감하는 삶이 모든 인류가 지향하는 평화로 나아가는 길”이라면서 “나와 다르다는 분별을 넘어 모두가 동일한 생명이라는 공감으로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가자. 이러한 삶을 실천하면 분별의 고통에서 해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서울총회 폐회식에서 WFB본부는 ‘서울총회선언문’을 선포했다. WFB본부는 선언문을 통해 “우리는 평화·조화·관용의 정신을 유지함으로써 세계시민의 책임을 알고, 그에 동의한다”며 “또 평화와 안정은 지각 있는 존재의 행복을 위한 기초이고 개인의 몸과 마음의 건강, 개인적 성장, 공동체 관계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WFB 모토가 하나된 지혜와 동정심”이라며 지구촌의 평화와 화합에 기여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선포하고, 서울총회의 대미를 장식했다. 29차 총회는 오는 2018년 11월 일본 나리타에서 열릴 예정이다.

WFB서울총회를 주관한 대한불교진각종은 ‘옴마니반메훔’이라는 육자진언(六字眞言) 염송하며 수행하는 종단으로 1947년 창종, 전국에 120여곳의 심인당(교화도량)을 두고 있다. 신도 수는 100만명에 달하는 대표적인 밀교(密敎)수행 불교종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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