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오후 8시 33분께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11㎞ 지역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경주 시민들이 불안한 마음에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주택가 인근 놀이터에 나와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계속된 여진에 공포·두통 호소
5.8 지진 이후 400여차례 여진
“지진 발생 15분 후 긴급문자
국민 안전에 관심 있나 의문”

[천지일보=김민아·김가현 기자] “지진이 또 나니까 정말 무서워요. 주택에 살아서 지진이 발생해도 밖으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크게 안 했는데, 지진이 나면 바로 밖으로 나가야 할 것 같아요.”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일어난 지 1주일 만인 19일 규모 4.5의 강한 여진이 다시 발생하자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은희(40대 중반, 여, 울산 남구 무거동)씨는 “계속되는 지진에 신경을 썼더니 머리가 아프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최현규(48, 남, 경남 창원시 의창구)씨는 “저녁을 먹고 쉬고 있는데 갑자기 지진이 발생했다”며 “편한 복장으로 집에 있었는데 불안한 마음에 다시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추이를 지켜봤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오후 8시 33분께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11㎞ 지역, 깊이 14㎞ 지점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이달 12일 오후 8시 37분께 경주시 남남서쪽 8㎞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이 발생한 이후 400여 차례 이어진 여진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여진으로 인해 대구, 창원, 부산, 포항, 서울 등에서도 진동이 감지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20일 오전 7시 20분 기준 규모 1.5~3.0 여진은 384회, 3.0~4.0 규모의 여진은 14회, 4.0~5.0 규모의 여진은 2회 발생했다.

시민들은 정부의 ‘늦장 대응’에 울분을 토했다. 허윤정(40, 여, 울산 중구 성안동)씨는 “여름에 폭염 문자는 그렇게 많이 보내더니 지진 발생 후 15분이 지나서야 지진 문자가 왔다”며 “지진에 대한 행동요령도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 정부가 국민의 안전에 정말 관심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주일 전 확산된 ‘지진 괴담’이 현실이 됐다는 불안감에 인터넷 공간은 술렁였다. 12일 지진 발생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일주일 내 더 큰 지진이 온다”는 내용의 괴담이 빠르게 전파된 바 있다.

괴담 내용처럼 일주일 뒤 강한 규모의 여진이 발생하자 네티즌들은 비판의 날을 세웠다. 트위터 사용자 kk*****는 “일주일 내 지진 온다고 했는데 단순 괴담 치부하고 아직도 문자도 더 늦게 보내는 무능한 국민안전처. 단층 지도 없이 괴담 치부하려고 하지 말고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 사용자 rk******는 “어제 4.5 지진 이후 잠을 설쳤다. 떨리지도 않는데 떨림을 느끼고 새벽에 열 번은 깼다. 지진이 진짜 무서운 게 예고 없이 온다는 게 두려운 거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대지진 전조에 대해서는 희박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도 더는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강조했다.

정태웅 세종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고, 그 여파로 그동안 없었던 지진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며 “어제 발생한 규모 4.5의 지진은 여진이다. 통상 규모 6 정도의 지진이 일어나면 한 달 이상 여진이 계속되는 것은 예측 범위 내”라고 설명했다.

한반도 대지진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아직은 모른다. 주위에 동일본 대지진과 같이 큰 움직임이 있으면 그 영향으로 이번 같은 중규모의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며 “중규모 정도의 지진에 대해서는 항상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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