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총무원장, 폭력사태에 참회의 뜻 밝혀
부채 59억원… 담보로 제공한 절은 경매에
‘태고종 원로·중진·간부스님 연석회의’ 열려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이른바 ‘태고종 사태’로 내홍을 겪어왔던 한국불교태고종이 종단 수습에 나섰다. 폭력사태 중심에 서 있었던 도산 총무원장은 거듭 참회의 뜻을 밝혔고, 원로·중진·간부스님들은 종단 안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태고종(총무원장 도산스님)은 지난 6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 1층 대회의실에서 ‘종단 원로·중진·간부스님 연석회의’를 열어 부채 현황 등을 보고하고 종단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원로의장 덕화스님과 원로의원, 총무원장 도산스님과 중앙종무기관 소임자, 각 시도교구 종무원장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연석회의에서 도산 총무원장은 폭력사태에 대한 참회의 뜻을 밝혔다. 도산 총무원장은 “종단 사태에 책임을 지고 영어(감옥)의 몸이 되어 긴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라며 “깊은 번민과 고뇌 속에서 누구를 원망하기도 한없는 참회를 거듭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돌이켜보면 그간의 일이 종단을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데 자양이 되고 역량 있는 종단으로 거듭나는데 조고각하(照顧脚下)의 큰 교훈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난 과거를 성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화해하고 협력한다면 힘 있는 종단, 뿌리 깊은 종단으로 종단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태고종의 부채 규모는 59억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배포된 자료집에 따르면 태고종은 봉원사 납골당 공사와 천중사 불사금 마련 등으로 KB신용정보와 예금보험공사에 원금 27억원, 이자 32억원 등 총 59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이 부채를 상환하지 못해 담보로 제공했던 서울 천중사, 울산 보덕사, 광주 수지사는 경매에 넘어갔다. 이 가운데 울산 보덕사 토지가 지난 6월 3억 6000만원에 매각됐다.
태고종은 “이운산 전(前) 총무원장이 봉원사 납골당 건립 시 주식회사 미래불에게 종단 명의로 보증한 5억원에 대한 보증채무가 14억원이 돼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울산 보덕사와 광주 수지사에 대한 강제 경매가 신청됐다”며 “보덕사는 6월 22일 대지와 임야 등이 매각됐으며 수지사에 대한 경매는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태고종 산하 교육기관인 동방불교대학에 컨테이너를 불법으로 설치해 지자체로부터 이행강제금 1억 2800만원이 부과됐던 사실도 드러났다. 태고종은 “동방불교대학에 불법건축물인 컨테이너 설치로 이행강제금 1억 2800만원이 부과됐으나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미납해 서울 서대문구 봉원동의 동방대 부지 90여평에 대한 공매 처분이 우려된다”며 “현재 국민권익위에 제소해 강제금 조정을 신청해 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태고종은 비공개회의에서 종단 사태 경과, 종단 소송 진행 현황, 영산재 전승교육 상설공연장 건립 추진 계획 등을 보고하고 종단 안정 및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수년간 있어진 종단 내 폭력사태로 태고종은 ‘총무원장 구속’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그러다 지난 8월 도산 총무원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나오면서 비로소 제자리에 돌아오게 됐다. 수장이 돌아온 태고종은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도산 총무원장이 선암사로 가 혜초 종정스님을 예방했고, 이날 연석회의를 통해 종단 정상화 방향을 논의했다. 종단을 이끄는 총무원장 도산스님과 정상화의 뜻을 함께하기로 결단한 지도자들이 어떠한 대안과 해법을 내놓았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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