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마쳤지만 희망을 보인 대한민국 스키점프팀. 왼쪽부터 최흥철, 김흥수 코치, 김현기, 최용직. 사진은 지난 22일 오전(한국시간) 밴쿠버 하얏트 호텔 코리아 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던 모습. (연합뉴스)

[뉴스천지=김현진 기자] 영화 <국가대표>의 흥행으로 국민의 관심 속에 올림픽을 치른 스키점프 대표팀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지만 열악한 환경에서도 나름의 선전을 하고 돌아왔다.

한국은 막내 강칠구(26)가 올림픽 출전규정이 바뀌면서 국제대회에서 치른 출전권 점수가 모자라 홀로 탈락했다. 이로 인해 4명이 출전할 수 있는 단체전 참가를 못하게 되면서 개인전에만 기대를 걸었다.

지난달 13일 개막 첫 경기로 열린 노멀힐(K-95)에서는 김현기가 22위(121.5), 최흥철이 40위(108.5)를 기록하며 예선라운드를 통과했지만, 최용직은 43위(107.0)로 탈락했다. 그러나 다음날 열린 개인 1라운드에서는 김현기와 최흥철 모두 40위(107.0), 48위(95.0)의 저조한 성적으로 결선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20일 라지힐 예선라운드에 출전한 한국팀은 김현기가 33위(108.9), 최흥철이 34위(107.0)로 어렵게 통과한 반면, 최용직은 46위(83.4)를 기록하며 다시 한 번 예선통과에 실패했다. 또 다음날 1라운드에 들어가서도 김현기와 최흥철은 42위(78.0)와 49위(56.3)의 저조한 기록으로 결선에 실패하고 말았다.

당초 김흥수 코치가 개인전 10위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잡았고, 월드컵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었다. 김흥수 코치는 “밴쿠버에 와서 점프대 첫 훈련 때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며 “흐름을 타는 것이 중요한 데 그러지 못해 점프대 적응도 잘 못했던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원인은 따로 있었다. 스키점프 팀의 열악한 환경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선수들의 장비를 돌봐 줄 스텝 요원이 없는 대표팀은 연습 라운드를 마치면 선수들이 직접 스키에 왁싱을 한다.

다른 나라는 전문 요원이 대신 왁싱을 해 줄 동안 선수들은 쉬면서 가볍게 몸을 푼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은 직접 왁싱을 마치고 몸을 풀 사이도 없이 서둘러 경기에 나서야 하는 그야말로 열악한 상황에서 경기를 치렀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다른 나라에 비해 경기력에서 뒤질 수밖에 없었던 것. 이런 환경에서 예선라운드 통과 자체가 놀라울 정도다. 더구나 영화의 흥행으로 지나친 기대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표팀에 포함된 이들은 20대 후반이다. 결코 적지 않은 나이다. 스키점프가 더욱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유망주의 육성이 필요할 때다. 이들은 스키점프의 저변이 좀 더 확대되기 위해선 전국동계체전에 스키점프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그래야만 코치도 늘어나고 실업팀에서도 지원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비록 스키점프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지만, 다시 한 번 스키점프의 열악한 현실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된 절반의 성공을 거둔 올림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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