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오른쪽)이 23일(현지시간) 바티칸 이슬람 수니파 대이맘(최고지도자) 셰이크 아흐메드 알타예브와 만나 대화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교황과 역사적인 회동을 한 이슬람 수니파 대이맘(최고 지도자)이 이슬람교도와 가톨릭 신자는 전쟁, 가난, 무지, 질병 등에 공동으로 맞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슬람 대이맘 셰이크 아흐메드 알타예브는 24일(현지시간) 바티칸 언론과의 회견에서 “무슬림과 가톨릭, 알아즈하르와 바티칸은 종교와 믿음, 지역에 상관없이 인류의 삶을 향상시키고 그들을 파괴적인 전쟁과 가난, 무지, 질병에서 구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알타예브 대이맘은 이집트 카이로에 있는 이슬람 수니파 최고 종교기관 알아즈하르를 이끌고 있는 대표다.

알타예브는 “알아즈하르는 특정 상황에서 중단됐던 바티칸과의 종교 간 대화를 재개했다”며 “두 종교 간 대화가 이전보다 더 원활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니파 이슬람 최고지도자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바티칸을 찾은 그는 전날 바티칸 사도궁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역사적인 만남을 갖고 평화와 반테러에 대한 공통된 입장을 확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이맘 알타예브와의 첫 만남에서 “우리 만남 자체가 (관계 개선의) 메시지”라며 의미를 설명했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회동 후 “두 지도자는 세계 주요 종교 기관과 신자들이 처한 공통적인 과제에 대해 논의했고 폭력과 테러를 거부하는 데에도 뜻을 함께했다”며 “중동에서 기독교도들을 보호하는 문제 등에 관해서도 폭넓게 논의했다”고 전했다.

2013년 즉위한 교황은 종교 간, 정파 간 화합을 강조하면서 이슬람에 적극 손을 내밀었다. 지난달 그리스 레스보스 섬 방문했던 교황은 이슬람을 종교로 가진 시리아 출신 세 가족(12명)을 교황청에 데리고 오는 등 종교 간 화해에 부합하는 행보를 보였다. 교황과 대이맘의 이번 회동으로 2006년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 당시 경색된 두 종교의 관계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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