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해어화(감독 박흥식)’에 출연한 배우 천우희가 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1940년대 가요 정말 생소해
발성·트로트 연습 4개월 걸려

노래로 감정 표현하기 어려워
연습하면서 힘들어 울기도
영화서 발전한 모습 보니 만족

한효주-유연석과 다시 뭉쳐
또래와 함께 연기해 편했다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강한 연기를 해서 보시는 분들이 약간 멀게 느낀다거나 어려워한다거나 그러시더라고요. 지금까지 그렇게 어려운 영화를 찍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때마다 하고 싶었던 작품을 했던 것인데 어려워해 주시면서도 존중해 주시는 부분도 있고… 그렇기 때문인지 많은 분이 신비주의 느낌을 갖고 계시더라고요. 감사하죠.”

제34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주연상, 제35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제51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신인연기상 등 2014~2015년 각종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거머쥔 배우 천우희가 영화 ‘해어화(감독 박흥식)’로 영화팬들을 찾는다.

영화 ‘해어화’는 1940년대 마지막 남은 경성 제일의 기생 학교 ‘대성권번’의 기생 ‘소율(한효주 분)’과 ‘연희(천우희 분)’가 가수로서 성공하기 위해 엇갈리는 선택을 하는 비극을 담았다.

‘해어화’에서 천우희는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를 가진 ‘연희’로 분해 가수가 되기 위해 기생을 포기한다. 절친한 동무 ‘소율(한효주 분)’의 남자인 당대 최고 작곡가 ‘최치림(유연석 분)’을 사이에 두고 갈등에 빠진다.

▲ 영화 ‘해어화’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비운의 시대 1943년이 배경인 시대극이기 때문에 가수 역을 맡은 천우희는 당시 노래를 습득해야만 했다. 40년도 더 된 노래를 재연해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는 “1940년대 가요 노래를 들어봤는데 정말 생소했다. 관객들이 흥미롭게 느낄지, 이질감으로 다가올지 그 노선이 어려웠다”며 “어떻게 듣기에 매력적으로 들을 수 있을까 해서 곡 버전이 굉장히 많이 나왔다. 예전과 비슷한 노래, 현대에 가까운 노래도 나왔었고 그것을 가장 절충한 게 지금의 곡들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말 고증처럼 낯설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현대에 맞지도 않은 만족스러운 노래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영화 ‘한공주’에서도 기타를 치며 맑은 목소리를 뽐냈던 천우희는 1940년대가 배경인 이번 영화를 위해 당시 노래 스타일에 맞춘 발성과 트로트 연습을 4개월가량 했다. 관객들에 마음을 홀려야 한다는 생각, 부담감이 엄청났다.

“사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노래와 춤을 수준급으로 잘하시는 분으로 하는 게 어떻겠냐’고 말했어요. 소율이가 시기․질투를 할 만큼의 실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연기만 할 때보다) 노래로 감정 표현하는 게 정말 어려웠어요. 노래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아야 하기 때문에 연습하면서 울기도 울고 힘들었어요. 다시는 노래를 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기도 했죠.”

자신을 스스로를 다독거리면서 촬영을 마친 천우희는 영화 속 자신의 노래 실력에 대해 “발전한 부분이 보이니 꽤 만족스럽다”고 평했다. 최선을 다했어도 관객에게 보여주긴 부끄러웠지만 한편으로는 배우가 갖고 있는 특권이라고 생각한다고 천우희는 전했다.

▲ 영화 ‘해어화(감독 박흥식)’에 출연한 배우 천우희가 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두 여자가 주연인 영화이기 때문에 두 여배우가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천우희는 “비교에 대한 부담감은 아예 없다고 할 순 없다. 그런데 그것에 대해 의식하진 않았던 것 같다. 신경 쓰고 연기했다면 굉장히 괴로웠을 것”이라며 “보여줘야 하는 부분이 다른 것 같다. 어떤 부분은 분명히 구분돼 보이겠지만, 내가 표현하는 연희와 한효주 씨가 보여주는 소율은 굉장히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천우희는 이번 영화에서 ‘뷰티 인사이드’에 함께 출연했던 한효주, 유연석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한)효주씨와 3회차 촬영했고, 유연석씨는 (당시) 만난 적이 없지만 같은 작품을 해서 그런지 어렵다거나 그런 적이 없었다”며 “또래라서 그런지 불편함 없이 출발부터 편했다”고 회상했다.

‘해어화’에서 천우희와 한효주는 둘도 없는 친구로 나온다. 이처럼 연예계에 친한 친구가 있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천우희는 “‘써니’ 같이했던 김예원”이라고 답했다. 그는 “저랑 동갑이기도 하고 같은 작품을 해서 연기에 대한 고민이라든지 공감이 많이 된다. 그래서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것 같다”며 “김예원 배우가 노래를 잘하는데 ‘내가 이번에 노래를 부르게 됐는데…’라며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고 말했다.

천우희 주연의 영화 ‘곡성’이 ‘해어화’와 한달 차이로 5월에 개봉한다. 천우희는 “작년 재작년에 촬영한 것이 한달 사이에 모두 나와서 속상하다”며 “그런데 한편으로는 (두 영화가) 상반된 느낌이라 내가 추구하고자 했던 다양한 면모를 짧은 순간에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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