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율’ 캐릭터 완성 위해 정가·한국무용·일본어 배워
맑고 활발한 모습 표현하려 목소리 한 톤 높이기도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해어화는 저를 또 한 번 성장하게 했어요. 연기를 늘게 한 것도 있지만 촬영현장에서의 느끼는 점들이 되게 많았거든요. 막내였다가 이제 포지션이 좀 달라졌어요. 제 밑에 동생들도 생겨나고 있고, 한 작품에서 매우 많은 비중을 차지해야 하는 역할을 연기하다 보니까 그런 곳에서 오는 책임감 이런 것들이 저를 성장시키게 하는 거죠.”
영화 ‘해어화(감독 박흥식)’를 통해 기존에 청순했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광기 어린 여인으로 연기 변신한 한효주는 이번 영화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냥 마냥 웃고 있을 수만은 없는 것 같다”며 “그건 무책임한 것 같고 때가 되면 싸울 수 있고 앞으로 끌고 가는 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만큼 이번 영화는 한효주에게 있어서 큰 의미가 있다. ‘소율’이라는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생소한 정가와 한국무용, 일본어를 배우는 등 노력을 가했으며,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복수심에 불타는 연기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오랜 단짝과 사랑했던 남자가 배신하자 순수하기만 했던 소율은 우정과 사랑을 되찾기 위해 집착을 넘어서 광기 어린 모습으로 변한다. 한효주가 표현한 소율은 어떤 모습일까.
“촬영 내내 많이 괴로웠어요. 시나리오에서보다 순수하고 맑았던 소율의 초반부와 악이 가득한 후반부 모습을 다르게 표현해야 했거든요. 그런 상태여야 나중에 얼굴이 변할 때 자연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한효주는 소율에 대해 “랑성적이거나 성숙했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 너무나도 순수한 존재였기 때문에 자기의 변화에 대해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그 변화에 대해 받아들이고,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소율은 자신을 점점 버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극 초반 소율은 밝고 명랑한 10대 소녀다. 한효주는 “활발하고 맑은 소율을 표현하기 위해 촬영할 때 평소보다 한톤 올려서 말했다”며 “윤우한테 찾아가서 울면서 ‘내가 아니라 왜 연희냐’고 말하는 신도 단지 서러워서 우는 게 아니라 그 속에서 어린아이가 우는 것처럼 울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장면을 만족할 순 없었다. 그는 “소율은 변해가는 과정이 차곡차곡 쌓여서 보이는 것에 반해 윤우와 연희가 변해가는 부분에 대한 감정선이 친절하게 설명돼 있진 않다”며 “그럼에도 설득력을 얻게 하는 이유는 천우희라는 배우의 힘인 것 같다. 천우희씨가 연기를 해서 부족할 수 있는 개연성도 눈빛 하나로 설득할 수 있는 것 같다. 참 대단한 배우라는 것을 한 번 더 느낀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좀 성숙한 여자 느낌이 나는 시나리오가 들어오는 것 같아요. 이게 정말 나한테 들어왔단 말이야? 변해가나 봐요(웃음). 지금까지 맑고 밝고 이런 얼굴들을 자주 보여 드렸었다면 그런 것에도 변화가 오지 않을까 해요. 좋은 감독님들 만나서 좋은 작품으로 또 찾아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