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권한 美 이외 14개국 ‘찬성’
국제사회, 이스라엘 이행 압박
‘기권’ 미국 “입장 변화 아냐”
이, 대표단 美파견 취소 반발

 

(출처: AP, 뉴시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25일(현지시간) 공식회의를 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휴전과 인질 석방 결의안을 이사국 15개국 중 14개국의 찬성과 미국의 기권으로 가결됐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인도주의적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안보리 결의안 투표가 진행되는 모습
(출처: AP, 뉴시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25일(현지시간) 공식회의를 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휴전과 인질 석방 결의안을 이사국 15개국 중 14개국의 찬성과 미국의 기권으로 가결됐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인도주의적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안보리 결의안 투표가 진행되는 모습

[천지일보=방은 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결의안’을 개전 이후 처음으로 채택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이번 결의안에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면서 미국에 대표단을 보내기로 한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안보리가 결의한 즉각적인 휴전과 인질 석방이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안보리는 공식회의를 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휴전과 인질 석방 결의안을 이사국 15개국 중 14개국의 찬성과 미국의 기권으로 가결됐다.

새 결의는 항구적이고 지속 가능한 휴전과 모든 인질들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의료 및 기타 인도주의적 필요에 대처하기 위해 인도주의적 접근의 보장을 요구하는 내용을 함께 담았다. 안보리가 가자지구 사태와 관련해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를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안보리 결의는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며 “실패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테흐스 총장의 이같은 메시지는 이스라엘이 안보리 결의에 강한 불만을 드러낸 뒤 나왔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유엔 안보리 결의 직후 “이번 결의가 인질을 풀어주지 않아도 휴전이 허용된다는 희망을 하마스에 심어 준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스라엘 각료들도 “포격을 멈추지 않겠다”는 등 입장을 내며 안보리를 성토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미국이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한 것은 이전 입장에서 명백한 후퇴”라며 “약 150만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있는 가자 남부 도시 라파에서 계획된 이스라엘 군사 작전을 논의하기로 돼 있던 고위급 대표단의 워싱턴 방문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화 통화에서 양국 대표단은 피란민이 몰려 대규모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지상전을 논의하기로 했었다.

이에 존 커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기자들에게 “우리의 투표는 그렇지 않으며, 그것이 우리 정책의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반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인질 협상의 일환으로 휴전을 일관되게 지지해왔다”면서도 “그러나 하마스 규탄 등 우리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표현이 최종 결의안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결의안을 지지할 수 없었다”고 기권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표단 방문은) 라파 지상(작전)에 들어가는 것에 대한 실행 가능한 대안을 놓고 충분한 대화를 위한 것”이라면서 “대표단이 워싱턴DC에 오지 않는 것은 이상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미국은 그동안 가자지구에서 거의 6개월 동안 지속된 전쟁에 대해 하마스에 대한 보복을 시행하는 동맹국 이스라엘을 보호하기 위해 거부권을 행사해왔다. 그러나 가자지구에 기근이 닥치고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이 약 3만 2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가자전쟁의 휴전에 대한 전 세계적인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은 이날 안보리가 이슬람 단식월인 라마단에 대한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권을 행사했다.

유럽 국가들과 중동 주변국 등 국제사회는 이날 안보리 결의 이행을 촉구했다.

니콜라 드 리비에르 주유엔 프랑스 대사는 “2주 안에 끝나는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 이후 영구적 휴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권감시기구 휴먼라이츠워치 루이스 샤르보노 대표는 “이스라엘은 ‘불법적 공격’을 중단하고 하마스는 즉시 모든 인질을 석방해야 하며,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통과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을 요구하는 안보리 결의를 두고 미국이 “구속력이 없다”는 입장을 피력해 유엔 안팎에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이날 안보리가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를 채택한 후 발언에서 “우리는 이 구속력이 없는 결의의 중요한 목표 중 일부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뒤이어 발언한 사무엘 즈보가르 주유엔 슬로베니아 대사와 장쥔 주유엔 중국대사 등은 이어진 발언에서 “안보리 결의는 구속력이 있다”며 “당사자들이 유엔 헌장에 따른 의무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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