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하마스 제안은 망상
“이, 회담 지연하고 군사 공세”
구호품 건지다 팔 18명 익사
“육상 검문소로 구호품 달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안보리)의 ‘즉각적인 가자지구 휴전 촉구’ 결의 직후 이스라엘 측이 제시한 임시 휴전안에 대해 하마스가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스라엘군의 공습 이후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출처: AFP, 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안보리)의 ‘즉각적인 가자지구 휴전 촉구’ 결의 직후 이스라엘 측이 제시한 임시 휴전안에 대해 하마스가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스라엘군의 공습 이후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출처: AFP, 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안보리)의 ‘즉각적인 가자지구 휴전 촉구’ 결의 직후 이스라엘 측이 제시한 임시휴전안에 대해 하마스는 핵심 요구 사항인 영구휴전 무시를 이유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약 2주가량 남은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 기간에 휴전 합의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전날 밤 휴전 협상 중재국(미국과 카타르, 이집트)에 이스라엘 측의 제안을 수용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전했다. 이스라엘이 영구 휴전에 따른 실향민 팔레스타인인의 본국 귀환과 가자지구 철군 등 자신들의 핵심 요구사항을 무시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이후 이스라엘도 가자휴전을 위한 중재 회담이 하마스의 요구로 인해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고 간주한 후 협상단을 도하에서 소환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아침 성명에서 “하마스의 입장이 협상된 협상에 대한 완전한 무관심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며 “이는 안보리 결의에 의한 피해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 측의 이같은 비판에 대해 “그 진술은 거의 모든 면에서 부정확하며 인질과 가족들에게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의 대응은 월요일 안보리 표결 전에 준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망상적인 요구를 해결하지 않을 것이며 하마스의 군사적, 정치적 능력을 파괴하고 모든 인질을 석방하며 가자지구가 미래에 이스라엘 국민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텔아비브에서는 이날 인질 가족과 지지자 약 300여명이 이스라엘 국방부 본부 밖에 모여 포로 석방을 위한 협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반면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회담을 지연시키고 있는 동안 군사 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81명을 포함해 3만 2400명 이상이 가자지구에서 사망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지난 24시간 동안 ‘테러 터널, 테러 인프라, 무장 테러범이 확인된 군 구조물’ 등 60개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카타르 도하에서 재개된 휴전 협상에서 인질 중 40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800명 맞교환과 이스라엘의 공세를 6주간 중단하는 조건으로 협상을 제안했다. 이스라엘은 영구 휴전과 군대 철수는 넘을 수 없는 ‘레드라인’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전날 공식 회의를 열어 개전 후 처음으로 가자지구에서 즉각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번 결의에는 라마단 기간 분쟁 당사자의 존중 하에 항구적이고 지속 가능한 휴전과 모든 인질들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의료 및 기타 인도주의적 필요에 대처하기 위해 인도주의적 접근의 보장을 요구하는 내용을 함께 담았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유엔 안보리 결의 직후 “이번 결의가 인질을 풀어주지 않아도 휴전이 허용된다는 희망을 하마스에 심어 준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또한 이스라엘은 이번 결의안에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면서 미국에 대표단을 보내기로 한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로 인해 네타냐후 정부는 안보리의 가자 투표를 둘러싸고 미국과 긴장 상태에 있다.

한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바다에 떨어진 구호품을 건지려다 익사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은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이 시작된 지 거의 6개월 만에 기근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가자 해변에서 비행기로 공수하는 구호품을 구하려다 한 젊은 남성이 익사했다고 밝혔다. 공중에서 떨어지는 구호품에 맞아 목숨을 잃거나 바다에서 구호품을 건지려다 익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지금까지 바닷물에서 구호품을 건지려다가 익사한 사람이 18명에 이른다며 구호품 공중투하를 즉각 중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육상 국경검문소를 열어 인도적 구호품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닿을 수 있게 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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