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열반절 맞은 불교계 기도 정진
대표 종단 조계종, 선명상 특별법문
천태종, 점등식 이어 기념법회 봉행
대학생들 수행정진 의지 불태우는 중

▲ 대웅전 내 삼존불(서울시 지방 유형문화재 제127호). 왼쪽부터 차례대로 동방 약사여래불, 석가모니불, 서방 아미타불. ⓒ천지일보(뉴스천지)
▲ 대웅전 내 삼존불(서울시 지방 유형문화재 제127호). 왼쪽부터 차례대로 동방 약사여래불, 석가모니불, 서방 아미타불.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오는 24일(음력 2월 15일)은 석가모니(싯다르타 고타마, BC 563~BC 483)가 80세 열반에 이른 날이다. 그가 이 세상을 떠난 날을 불가에서는 ‘열반절(열반재일)’이라고 부르며 4대 명절 중 하나로 지킨다.

출가·열반절을 맞은 불교계는 이날을 어떻게 기념하고 있을까. 각 종단에서는 출가절인 17일부터 열반절인 24일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일주일간 기도 정진에 들어갔다.

불교계에 따르면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이 주간을 특별 정진 주간으로 정하고, 총본산 조계사에서 ‘선명상 대가 초청 특별법문 및 정진의 장’을 진행하고 있다.

조계종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대불련)는 이 기간 매일 반야심경 사경, 108배 등을 수행하고 있다. 수행 과정과 소감은 사진, 영상, 글 등을 통해 인증하며, 함께 수행하는 법우들을 위한 응원과 공감도 건네고 있다. 현재 전국 55명의 대학생 불자가 참여해 수행정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고 한다.

대한불교천태종(총무원장 덕수스님) 청주 명장사는 지난 17일 청사초롱 점등식에 이어 출가절 기념법회를 봉행했다. 24일에는 오후 9시 열반절 기념법회에 이어 일주일 동안 밝힌 청사초롱 소등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2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 형형색색의 오색 연등이 달려 있다. ⓒ천지일보 2023.05.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2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 형형색색의 오색 연등이 달려 있다. ⓒ천지일보 2023.05.23.

◆부처님오신날·출가절·성도절·열반절

한편 불교에는 4대 명절로는 ▲석가모니의 탄생한 것을 기리는 ‘부처님 오신 날’ ▲석가모니가 출가한 것을 기리는 ‘출가절’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어 도를 이룬 것을 기리는 ‘성도절(성도재일)’ ▲석가모니가 이 세상을 떠난 날을 기념하는 ‘열반절’이 있다.

불교의 가장 큰 명절인 부처님 오신 날은 우리나라에서도 공휴일로 지정돼 있다. 이날의 주요 행사로는 관불 의식, 연등회, 탑돌이를 들 수 있다.

관불 의식은 향탕수(향을 달인 물)로 아기 부처상을 목욕시키는 행사. 불자들은 아기 부처상의 정수리부터 물을 부으면서 몸과 마음이 깨끗해지기를 빈다. 이 의식은 석가모니가 태어났을 때 아홉 마리의 용이 더운물과 찬물을 뿜어 목욕시켰다는 전설에서 유래했다.

연등회는 석가모니 앞에 등불을 켜고 세상을 밝히는 의식이다. 불자들은 각자의 소원을 담아 정성껏 연등을 올린다.

탑돌이는 석가모니의 유골이 담긴 탑 주위를 돌면서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실천하겠다고 다짐하는 의식이다.

깨달음을 찾아 집을 떠난 출가절은 음력으로 2월 8일에 기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기념하지 않지만, 동남아시아에서는 중요한 명절로 여긴다. 특히 타이에서는 남자아이라면 누구나 석가모니의 출가를 본받아 출가 의식을 치른다. 출가한 아이들 대부분은 다시 돌아오지만, 일부는 그대로 절에 남아 승려로 살아간다고 한다.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성도절에는 많은 불자가 전날 저녁부터 수행하며 밤을 새운다. 이것을 ‘철야 정진’이라고 하는데, 밤새도록 앉아서 기도를 올리고, 마음을 다스린다. 석가모니가 이날 새벽 3시경에 샛별을 보면서 깨달음을 얻은 것과 같이, 엄격한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석가모니가 세상을 떠난 날, 열반절은 오랜 수행을 통해 진리를 깨달은 석가모니가 세상을 떠난 날이다. 불교에서 생을 마친다는 것은 곧 세상의 모든 집착과 속박에서 벗어나 진정한 해탈에 이르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기쁜 날로 여긴다. 이에 불자들이 모여 법회를 하고 연등을 달기도 하면서 석가모니가 남긴 가르침을 철저히 실천하겠다고 다짐한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5일 오후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 4층에서 열린 ‘창립 25주년 기념 제13회 동국불교미술인전’에서 시민들이 석가모니후불탱화를 바라보고 있다. 전시회에서는 회화, 조각, 공예 등 불교미술 작품 70여점이 전시됐다. 전시회는 오는 10일까지 열린다. ⓒ천지일보 2018.9.5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5일 오후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 4층에서 열린 ‘창립 25주년 기념 제13회 동국불교미술인전’에서 시민들이 석가모니후불탱화를 바라보고 있다. 전시회에서는 회화, 조각, 공예 등 불교미술 작품 70여점이 전시됐다. 전시회는 오는 10일까지 열린다. ⓒ천지일보 2018.9.5

◆‘생로병사’ 해답 찾기 위한 석가모니

석가모니는 고대인도 카필라국의 왕자로 태어났다. 무엇하나 부족할 게 없이 풍족한 삶을 누리고 있었던 그는 29세의 젊은 나이에 종교적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왕가의 부귀영화를 버리고 수행의 길을 떠났다. 그의 뇌리를 건드린 질문은 인간의 ‘생로병사’였다. ‘왜 인간은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가’였다. 온갖 고행 끝에 그는 35세 때 보리수나무 아래서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다. 하지만 생로병사를 해결할 답을 얻지는 못한 채 열반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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