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평범한 우리들이 멋진 인생을 잘 살기 위해서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자산은 바로 ‘시간’이다.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그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을 아끼면서 살아간다.

자기계발 붐이 일었을 때를 생각해보면 그때도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모두 아침형 인간이 되고자 노력하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시간을 벌었다. 물론 그때에는 시간의 대부분을 쉽게 돈과 바꾸는 것에 집중하곤 했다.

더 저렴한 물건을 사기 위해서 시간과 체력을 아끼지 않았다. 돈을 많이 벌어야 멋진 인생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백화점 이벤트로 초코파이 등을 50%에 판다고 하면 끝도 없이 줄이 늘어섰다. 전업주부들이 많았으니 집안일을 다 한 후에 남는 시간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것이 얼마나 경제적이고 효율적인지를 계산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굳이 분위기를 이야기하자면 시간보다는 돈을 더 아꼈다는 뜻이다. 물론 지금도 크게 다른 것은 아니지만 트렌드는 ‘소유 경제’에서 ‘경험 경제’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말하자면 예전에는 뭔가를 더 소유하기 위해서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면 지금은 반대로 인생의 어떤 경험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돈을 지불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렌드 코리아 2024’라는 책은 제목 그대로 대한민국의 소비트렌드를 10대 키워드로 정리해 놓았다. 처음으로 소개되는 것이 바로 ‘분초사회’다. 시간의 밀도를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두어 ‘시간의 가성비’, 즉 ‘시성비’를 따지는 사회를 말하는 것이다.

이제는 돈보다 시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서 꼭 바빠서가 아니라 습관적으로 시간을 분초로 나누어 촘촘하게 쓴다는 것이다.

이제는 ‘코리안 타임’이라는 단어는 먼 나라 이야기가 되었다. 예전에는 다섯 시쯤이나, 다섯 시 반쯤이라는 말을 쉽게 썼지만 요즈음은 ‘5시 17분’처럼 분단위의 정확한 시간을 제안할 때 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제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대중교통 앱을 이용해서 지하철 타고 내리는 게이트 번호까지 정확하게 알아서 이용한다. 1~2분이라도 시간을 아끼려는 습관적인 노력이라 볼 수 있다. 식당이나 놀이시설, 미술관 등도 정확한 시간을 정해서 예약해 움직인다.

예전에는 좀 더 저렴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서 많은 시간을 검색하며 보냈지만 요즘은 ‘디토 소비’라고 해서 자신과 소비성향이나 가치관이 비슷한 유튜버나 연예인의 소비를 따라하는 경우도 많다. 사실 너무 많은 선택지가 생긴 것도 이유일 수 있다. ‘시간의 저글링’이라는 표현도 재미있었는데 동시에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하며 시간을 아끼는 것을 뜻한다.

이렇게 시간을 아껴서 잘 쓴다는 것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훨씬 긴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간이 어떤 경험으로 바꾸었느냐가 그 사람의 인생이 되는 것이다. 자칫 시간에만 신경을 쓰다보면 시간에 쫓기는 여유없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왜 시간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지 초심을 잃지 말고 좀 더 여유롭고 행복한 삶에 시간을 쓰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틈틈이 사색하는 시간을 갖거나 독서하는 시간을 내어보는 것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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