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0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에서 한 소년이 하마스-이스라엘 분쟁으로 숨진 사망자들의 무덤 옆에 무릎을 꿇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1월 30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에서 한 소년이 하마스-이스라엘 분쟁으로 숨진 사망자들의 무덤 옆에 무릎을 꿇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 정상들도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 지상 작전을 벌이지 말라고 촉구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초안에 따르면 EU 정상들은 21∼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이같이 촉구하고 가자지구에서 지속가능한 휴전으로 이어지는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교전) 중단을 요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로이터는 다만 초안이 정상회의에서 채택되려면 EU 27개 회원국 정상 모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집트 국경과 맞닿은 라파에는 가자지구 인구 3분의 2에 달하는 140만여명이 몰려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이 이곳에서 지상전을 벌일 경우 대규모 인명피해가 우려된다며 자제를 촉구해왔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이 ‘레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라파로 진격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친이스라엘 로비단체 미·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회의 영상 연설에서 “우리는 민간인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면서 라파에서 일을 끝낼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한편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이 시작된 지 하루 만에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동예루살렘에서 유혈 충돌이 발생, 12살 팔레스타인 소년이 총에 맞아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경 경찰은 이날 동예루살렘 슈아팟 난민촌에서 주민과 경찰이 충돌했고 진압 과정에서 총기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성명을 통해 “오늘 밤 벌어진 폭력적 소요에서 국경 경찰은 그들 쪽으로 불꽃을 쏘아대 위험을 초래한 용의자 쪽으로 한 발의 총탄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총을 맞은 팔레스타인 12세 소년 라미 함단 알-할훌리는 병원에 이송됐지만 곧 사망했다. 올해 라마단이 시작된 이후 동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 측의 총격에 팔레스타인인 사망자가 발생한 건 이번이 첫 사례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