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용 칼럼니스트

다큐멘터리 영화로 누적 관객 수 110만명을 넘긴 건국전쟁이란 영화를 봤다. 보수, 진보를 떠나 무엇이 사람들을 영화관으로 끌어모으는지,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궁금해서다.

영화를 보고 나면 보통은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자리에서 일어나 영화관을 나오기 바빴다. 하지만 건국전쟁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반세기 넘은 세월을 살아오면서 내가 배우고 알았던 대한민국 건국 대통령 이승만에 대한 지식이, 왜곡된 10%에 불과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서다.

영화를 보기 전까지 ‘우리가 알던 6.25 전쟁 때 도망간 비겁한 대통령 이승만을 억지로 미화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오직 역사적 사료와 남아 있는 영상을 통해 진실을 알려주는 다큐멘터리다. 전투 시에 육군참모총장이 맨 앞에서 소총 들고 싸우는 건 용기가 아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한국에 계속 남아서 뛰어난 외교력으로 공산화를 막아냈다. 대통령으로서 역할을 감히 누구도 범접하지 못할 정도로 충분히 해냈다.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작은 나라 대통령을 미국인들이 카퍼레이드까지 해주며 환대하는 영상은 감격스럽다. 대한민국을 공산국가가 아닌 민주국가로 굳건하게 토대를 세운 건국대통령 이승만을 미국인들은 칭송했는데, 정작 한국 사람이 공로를 알지 못하고 멸시했다는 사실이 부끄럽고 죄송하다. 영화를 보고 나면 이승만 대통령에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건국전쟁은 지어낸 허구가 아닌 역사적 사실이다.

전국의 역사, 사회 교사들부터 봐야 한다. 스스로 무지했고, 부끄럽게 생각된다면 학생들도 영화를 보게 해 대한민국 근대사를 제대로 알게 해야 한다. 지금까지 학교에서 배우거나 들어본 적 없는 김구의 이중적인 태도와 김일성과의 협상 내용 등은 우리가 얼마나 편향적인 교육을 받았는지 알 수 있다. 이승만이 아닌 김구가 대통령이 되었다면 우리나라는 북한에 의해 적화통일이 되었을 수 있다는 사실은 소름까지 돋는다.

비판에 앞서 영화에 나오는 사료와 영상을 직접 본 후 평가해도 늦지 않다.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면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숨죽이며 본 영화는 처음이다. 위대한 한 인물에 대한 역사 왜곡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알게 해준다. 이제라도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을 재평가하는 일이 벌어지니 다행이다. 더 시간이 지나면 진실마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영화를 보면서 우는 관객들도 있고, 영화가 끝나고 기립박수를 치는 장면도 처음 본다.

일제강점기하에서도 여성 교육을 위해 애를 쓰고, 해방된 후 첫 선거에서 여성에게 참정권을 준 게 스위스보다 더 빨랐다는 사실은 그가 얼마나 위대한 선각자였는지 알 수 있다. 잘못된 교육과 편향적인 역사 왜곡 탓에, 자신의 조국 대한민국을 사랑한 죄밖에 없는 건국대통령을 소홀하게 대했던 부분을 국민이 반성하고 이제라도 제대로 대접해야 한다.

한국사 1타 강사 전한길씨도 “농지개혁 잘하고 6.25전쟁과 공산화 잘 막아내지 않았는가”라며 “그 덕분에 우리나라가 지금 북한보다 GDP가 30배가 높다. 이 전 대통령이 공산화를 막은 덕분에 기초가 다져지고 전쟁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영화를 보면 이 말이 왜 맞는지 알게 된다.

건국 대통령 이승만은 오늘날 대한민국을 있게 한 위대한 인물이자, 지식인, 외교의 달인, 애국자였다. 물론 공만 있고 과가 없는 건 아니다. 그래도 과가 너무 과장돼 이승만 대통령이 이룬 놀라운 업적을 폄훼하는 건 더 옳지 않다. 판단은 영화를 본 후 각자가 하고 정치와 이념을 떠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봐야 할 영화다. 이제라도 이승만 대통령 박물관을 건립해서 후대에 그의 제대로 된 업적을 전할 수 있어야 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