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당국자 “이스라엘, 협상안 거의 수용… 하마스 반응 주목”
美부통령 “이스라엘, 가자에 구호품 허용하고 즉각 휴전해야”

(AFP=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3일(현지시간) 앨라배마주 셀마의 ‘에드먼드 페터스’ 다리에서 하마스에게 “즉각적인 6주간의 휴전에 동의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이스라엘에게는 “가자지구에 대한 원조물자 전달을 늘리기 위해 (이스라엘에게) 더 많은 일을 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AFP=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3일(현지시간) 앨라배마주 셀마의 ‘에드먼드 페터스’ 다리에서 하마스에게 “즉각적인 6주간의 휴전에 동의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이스라엘에게는 “가자지구에 대한 원조물자 전달을 늘리기 위해 (이스라엘에게) 더 많은 일을 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천지일보=방은 기자] 미국이 인도적 위기에 놓인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해 식량을 공중으로 투하하는 등 긴장 완화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6주 동안 휴전하는 조건으로 인질 석방 협상이 성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앨라배마주 셀마에서 이날 열린 한 행사에서 지난달 29일 가자지구에서 구호 트럭에 몰려든 민간인에게 이스라엘군이 총을 쏴 100여명이 숨진 사건을 언급하고서 “인구밀도가 높은 이 지역의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가자의 엄청난 고통을 감안할 때 즉각적인 휴전이 있어야 한다”며 하마스에게 “즉각적인 6주간의 휴전에 동의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이스라엘에게는 “무고한 사람들이 인도주의적 재앙을 겪고 있다”고 말하며 “가자지구에 대한 원조물자 전달을 늘리기 위해 (이스라엘에게) 더 많은 일을 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전날 전화 브리핑에서 가자지구 휴전 협상과 관련해 “현재 협상안이 테이블에 올라와 있으며 이스라엘은 거의 수용했다”며 이제 공은 하마스에 넘어갔다고 밝혔다. 또 “(오는 10일께 시작하는) 라마단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만약 하마스가 취약한 인질들의 석방을 수용한다면 가자지구에서는 오늘부터 당장 6주 동안 휴전이 이뤄질 것”이라며 “대상은 병자와 노약자, 여성”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온라인판 신문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요구한 살아있는 인질들의 완전한 명단 요구를 하마스가 거부하자 이스라엘도 회담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과거 협상에서 하마스는 인질 석방 조건이 정해지기 전까지 인질 개인의 안부에 대한 논의를 피하려고 했다. 이에 외신은 이집트와 미국의 협상 관계자들을 인용해 다음 주 중반까지 협상이 부분적으로나 완전히 타결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미국, 카타르, 이집트는 지난달 24일 프랑스 파리에서 4자 회의를 열고 가자지구의 임시휴전을 위한 이스라엘 인질-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을 골자로 한 협상안을 하마스에 제시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 보안 사범 10명을 풀어주는 내용의 이 협상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협상이 재개될 경우 휴전으로 순탄하게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외신에 따르면 협상에 정통한 한 팔레스타인 당국자는 “전쟁 종식과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 병력 철수와 관련한 간극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하마스는 임시 휴전이 전쟁 종식으로 가는 절차의 시작이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집트 소식통들은 합의의 2단계와 3단계에서 영구 휴전의 조건이 협상을 통해 해결될 것이라고 하마스에 전달된 상태라며 첫 단계로 제시된 6주간 임시휴전에 대해서는 이미 합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으로 3만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죽었고 거의 전 국민이 집을 잃고 있으며, 가자인의 4분의 1이 기근에 처해 있다고 추정했다.

보건당국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며칠간 가자지구 카말 아드완 병원에서 최소 16명 어린이가 영양실조와 탈수증으로 숨졌다”며 어린이 아사가 속출한다고 밝혔다. 어린이 아사 사례가 증가는 이스라엘군과 하마스 간 교전 격화로 국제단체들의 구호품 지원이 어려워진 사정과 무관치 않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보안상의 이유로 진입로인 국경 검문소가 일시 폐쇄되는 일이 빈발하면서 식량과 의료용품을 가자지구로 들여보내기가 매우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UNRWA는 지난달 가자지구에 진입한 구호품 트럭 수는 2300여대로, 전월인 1월보다 50% 가까이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미국은 전날 C-130 수송기 3대를 이용해 가자지구의 지중해 해안선을 따라 3만 8000명분 식량을 공중에서 투하하며 팔레스타인에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앞서 라메시 라자싱엄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조정국장은 가자지구 전체 인구 220만명이 ‘위기’ 수준의 식량 불안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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