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아이 최소 13명 아사”
美 3만 8천명분 식량 제공
“가자 휴전협상 마무리 수순”
후티 공격받은 화물선 침몰

공중에서 투하된 식량을 향해 달려가는 가자지구 주민들 (출처: AFP 연합뉴스 자료 사진)
공중에서 투하된 식량을 향해 달려가는 가자지구 주민들 (출처: AFP 연합뉴스 자료 사진)

[천지일보=이솜 기자] 이스라엘의 계속된 군사작전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식량을 공중에 투하하며 인도적 지원에 나섰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휴전 및 인질 협상은 거의 마무리돼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쪽에서는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의 공격을 받은 화물선이 침몰하면서 환경 재앙 위기 우려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최소 57만 6000명이 기근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유엔이 밝힌 이 지역에 3대의 C-130 미군 수송기가 3만 8000개 이상의 식량을 전달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SNS에 구호품 상자가 투하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게시했다. 요르단 군대도 이번 작전에 참여했다.

백악관은 식량 공중 투하를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며 이스라엘은 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비평가들은 공중 투하가 트럭을 통한 구호품 전달보다 훨씬 비효율적이며, 구호품이 무장 세력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국제적 압력은 커지고 있다. 가자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사흘간 북부 카말 아드완 병원에서 어린이 13명이 탈수와 영양실조로 사망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2일부터 3일 아침까지 남부 도시 라파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인 11명과 가족 14명 등 최소 25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보건부는 병원 인근에서 또 다른 50명이 공습으로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주말 내내 칸 유니스에서도 포격과 탱크가 전진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칸 유니스에서 공습이 강화됐다고 확인했다.

3일 이집트에서 휴진 및 인질 협상이 재개될 예정인 가운데 미국 고위 관리는 이스라엘의 동의하에 6주 휴전 협상의 틀이 마련됐으며 하마스가 이에 동의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10일부터 시작되는 무슬림 금식월 라마단 전까지 휴전 소식을 발표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 후티 공격 선박 첫 침몰

지난달 홍해에서 후티의 공격을 받은 영국 소유 벌크선 루비마르호가 며칠 만에 침몰했다고 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이 예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루비마르호는 가자지구 전쟁으로 인해 완전히 파괴된 첫 번째 화물선이다.

비료와 연료를 실은 루비마르호가 침몰하면서 환경 재앙 위기가 현실로 다가왔다.

예멘 정부의 아흐메드 아와드 빈무바라크 외무장관은 이번 선박 침몰을 두고 “전례 없는 환경 재앙”이라고 불렀다. 그린피스 MENA 프로그램 디렉터 줄리앙 즈라이사티도 “즉각적인 조치가 없다면 이 상황은 심각한 환경 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며 “엔진에서 연료가 누출될 뿐만 아니라 선체가 파손돼 수천톤의 비료와 물이 접촉할 수 있으며, 이는 홍해로 방출돼 해양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리고 먹이사슬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후티의 지속적인 공격으로 아시아와 중동에서 유럽으로 이동하는 화물과 에너지 수송에 중요한 수로의 교통이 이미 중단된 상태다. 이미 많은 선박이 이 항로를 외면하고 있다.

여기에 이번 침몰로 인해 수로를 운항하는 선박들이 추가로 더 우회하고 보험료가 인상되면서 전 세계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키고 이 지역으로의 구호물자 수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루비마르호는 지난 2월 18일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중요한 수로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후티의 대함 탄도 미사일에 피격된 후 서서히 바다에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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