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민희 기자] 가자지구에서 110명이 넘는 민간인 사망자를 낳은 ‘구호 트럭 발포 참사’는 현지 권력의 공백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일어난 각종 사건은 현지 권력의 공백 문제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는 전쟁으로 곳곳이 초토화되며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행정과 치안 조직까지 붕괴하면서 사태가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WSJ은 군사 전문가와 구호 전문가를 인용해 가자지구는 전쟁의 포화 속에 인도주의적 물자를 전달하는 일이 극도로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발생한 구호 트럭 발포 사건에 대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에서 지상 작전을 시작한 이래 가장 큰 민간인 인명 피해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이스라엘군이 구호품 트럭에 몰려든 주민들을 향해 발포해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민간인 112명이 숨지고 75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경고 사격은 인정했지만, 피해자 대부분이 압사하거나 트럭에 치여 숨졌다고 반박했다.
WSJ은 이에 대해 “가자지구 주민들이 얼마나 식량에 절박한지, 현지 상황이 얼마나 통제하기 어려운지를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가자지구에 반입된 구호 물량은 전달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유엔과 국제 구호 단체들이 가자지구 북부에서 구호 활동을 축소한 데다 이스라엘 극우 시위대가 구호 트럭 진입을 방해하는 시위를 벌이면서다.
이스라엘은 자국 내 반대 여론을 의식해 구호물자 지원에 손 놓고 있었다. 이스라엘은 사태가 악화하자 지난달 25일부터 ‘인도주의 작전’하에 구호물자 반입을 감독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구호 트럭 참사가 발생했다고 WSJ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