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아너 필두 中 ‘공세’
AI 기술 탑재 신제품 쏟아내
5G·5.5G·6G 통신기술도 화두
화웨이, 행사 당일 포문 열어
삼성, 노키아 등과 연합 구축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광장에서 운영 중인 ‘갤럭시 익스피리언스 스페이스’ 관람을 위해 방문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 2024.02.26.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광장에서 운영 중인 ‘갤럭시 익스피리언스 스페이스’ 관람을 위해 방문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 2024.02.26.

[천지일보 바르셀로나=김정필·정다준 기자] 미-중 관계 악화 여파로 미국에서 열린 ‘CES’에 불참했던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기업들이 유럽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에 대거 참가해 인공지능(AI) 기술 탑재 신제품을 쏟아내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최근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시대를 연 삼성전자의 ‘수성’과 이를 쫓는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기업들의 치열한 추격전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먼저 행사가 시작되기도 전인 지난 25일(현지시간) 중국의 대표기업 샤오미와 화웨이가 보유하던 ‘아너’는 첨단 기술을 장착한 신제품을 전 세계에 출시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사용자가 휴대전화 화면을 보기만 해도 원격으로 자동차 문을 열고 움직일 수도 있는 ‘매직 6 프로’ 스마트폰과 회의 내용을 실시간으로 글로 옮기거나 사진을 설명할 수 있는 ‘샤오미 14’등이 그것이다.

신제품뿐 아니라 올해는 특히 5세대 이동통신(5G)-어드밴스드(5.5G)와 6G 등 차세대 통신 기술이 단연 화두다. 화웨이는 개막하는 첫날인 26일부터 5G와 6G의 중간단계 5.5G를 상용화하기 위한 비전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한술 더 떠 6G에 대한 기술연구와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는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나섰다. 여기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노키아·마이크로소프트·소프트뱅크 등 유수의 통신 및 소프트웨어 기업 10개사와 대학까지 포함됐다.

◆중국 아너·샤오미 신제품 출시

아너는 MWC 개막 하루 전 시선 추적 인공지능(AI) 기능을 갖춘 ‘매직 6 프로’ 스마트폰을 세계 시장에 출시했다. 신제품 매직북 프로 16 노트북도 내놨다. 이 노트북은 사용자가 한 번의 드래그만으로 안드로이드폰에서 윈도 PC로 메시징 앱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옮길 수 있는 기기 간 이동 AI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와 함께 챗GPT와 유사한 거대언어모델 ‘라마2(LlaMA 2)’를 자사 휴대전화에 통합시키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아너 매직 6프로 설명회. (AFP/연합뉴스) 2024.02.26.
아너 매직 6프로 설명회. (AFP/연합뉴스) 2024.02.26.

같은 날 중국 가전업체 샤오미도 AI 기능을 강화하고 첨단 사진 장비를 갖춘 스마트폰 14시리즈를 출시했다. ‘샤오미 14 울트라’ 폰은 독일 카메라 제조업체 라이카와의 협업을 통해 4개의 카메라 렌즈를 갖췄으며, ‘샤오미 14’는 3개의 렌즈를 장착하고 있다. 또 스포츠나 건강활동에 적합한 샤오미 스마트 밴드 8 프로, 샤오미 워치 S3 및 샤오미 워치 2 등을 포함한 새로운 웨어러블 제품도 공개했다.

◆삼성, S24 이어 ‘갤럭시 링’ 최초 전시

삼성전자도 개막일인 26일(현지시간) MWC에서 ‘삼성 헬스’와 함께 더욱 스마트하고 건강한 삶을 지원하는 새로운 웨어러블 제품 ‘갤럭시 링’을 부스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최초로 선보였다. 지난달 갤럭시 출시 행사에서 영상을 통해 ‘갤럭시 링’을 첫 공개한 데 이어서다.

연내 출시 예정인 갤럭시 링은 수면 중에도 편하게 착용할 수 있고, 반지 안쪽 면이 손가락을 감싸 세밀한 건강 데이터 측정이 가능하다. 갤럭시 링은 블랙·골드·실버 3가지 색상, 총 9개의 크기로 전시되며, 관람객들은 실물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에서 ‘갤럭시 링’이 삼성전자 갤럭시 전시부스에 진열돼 있다.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 2024.02.26.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에서 ‘갤럭시 링’이 삼성전자 갤럭시 전시부스에 진열돼 있다.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 2024.02.26.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에서 ‘갤럭시 링’ 실버 색상이 삼성전자 갤럭시 전시부스에 진열돼 있다.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 2024.02.26.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에서 ‘갤럭시 링’ 실버 색상이 삼성전자 갤럭시 전시부스에 진열돼 있다.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 2024.02.26.

◆화웨이 ‘5.5G 상용화’ 비전 제시

차세대 통신 기술 관련해선 중국의 대표기업 화웨이가 먼저 열었다. 화웨이는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진행되는 MWC 2024에서 ‘5G 비욘드 그로스 서밋’을 열고 5.5G 상용화 비전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리 펑(Li Peng) 화웨이 기업 수석 부사장 겸 ICT 세일즈 및 서비스 부문 사장은 “지난 2019년 상용화를 시작한 이래 지난 5년간 전 세계 15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4G가 같은 성과를 거두는 데 9년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속도”라며 “현재 전 세계 모바일 가입자의 20%가 5G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들이 전체 모바일 트래픽의 30%를 생성하고 모바일 서비스 수익의 40%에 기여하고 있다”고 내세웠다.

이어 “5.5G는 2024년에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것으로 본다. 5.5G와 AI, 클라우드가 융합되면서 통신사는 새로운 애플리케이션과 역량의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전 세계 통신사가 5.5G가 가져온 기회를 잡기 위해 고품질 네트워킹과 다차원적 수익화, 신규 서비스, 생성형 AI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웨이에 따르면 네트워크 품질이 우수할수록 모바일 사용자는 더 나은 경험을 위해 모바일 상품에 지갑을 열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향후 사용자가 생성하는 트래픽은 크게 증가하고, 통신사도 트래픽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리 펑(Li Peng) 화웨이 기업 수석 부사장 겸 ICT 세일즈 및 서비스 부문 사장. (제공: 화웨이) ⓒ천지일보 2024.02.26.
리 펑(Li Peng) 화웨이 기업 수석 부사장 겸 ICT 세일즈 및 서비스 부문 사장. (제공: 화웨이) ⓒ천지일보 2024.02.26.

실제 이로 인해 고품질 5G 네트워크 구축을 포함한 전략적인 목표를 제시하는 통신사가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 가령 중동 지역의 일부 통신사는 이미 대규모 다중입출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해당 네트워크가 제공하는 최적의 경험을 통해 5G 고정무선접속(FWA: Fixed Wireless Access)을 성공적으로 배포했다. 현재 5G FWA는 약 300만 가구를 연결하는 등 통신사의 강력한 매출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전 세계 5G 통신사 중 20% 이상이 속도 등급별 요금제를 채택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한 통신사는 라이브스트리머에게 원활한 고품질 스트리밍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보장형 업링크 패키지를 출시함으로써 통신사의 ARPU를 70% 이상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뉴 콜링(New Calling), 클라우드 폰, 무안경 3D 등 새로운 서비스도 소비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일례로 가상 아바타와 같은 뉴 콜링의 부가가치 기능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사용자들은 원-스톱 자동차 보험료 청구와 같이 실시간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에 더 큰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5G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 도입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 50여개의 산업 분야에서 5만개 이상의 프라이빗 네트워크 사용 사례가 상용화되고 있다. IDC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AI 휴대폰 출하량은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의 15%에 달하는 1억 700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차세대 AI 휴대폰은 더 강력한 스토리지와 디스플레이, 이미징 역량을 갖출 것이며 이를 통해 구동되는 AIGC 애플리케이션은 수 천억㎇의 데이터를 생성해 통신사에게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AI 기반 6G 기술 주도

삼성전자도 같은 날 화웨이 발표 이후 AI와 무선통신 기술 융합을 통해 6G 기술연구와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는 ‘AI-RAN 얼라이언스(AI-RAN Alliance)’의 창립 멤버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4에서 공식 출범한 AI-RAN 얼라이언스는 삼성전자를 포함해 엔비디아·암(Arm)·소프트뱅크·에릭슨·노키아·마이크로소프트, 미국 노스이스턴대학 등 통신 및 소프트웨어 기업 10개사와 1개 대학이 창립 멤버로 구성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얼라이언스 참여로 AI를 무선통신 기술에 적용해 서비스 혁신을 선도하고 통신망 효율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6G 연구 추진 및 생태계 확장을 주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AI-RAN 얼라이언스는 ‘AI for RAN’ ‘AI and RAN’ ‘AI on RAN’ 등 세 개의 워킹그룹을 구성하고 기술연구를 수행한다. ▲AI for RAN 워킹그룹은 주파수, 비용, 에너지 효율 제고를 위해 AI 및 머신러닝을 활용한 무선통신 최적화 기술 연구 ▲AI and RAN 워킹그룹은 효율적인 자원 관리와 인프라 활용 극대화를 위한 AI와 무선망 융합기술 ▲AI on RAN 워킹그룹은 무선망에서의 신규 AI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발굴에 집중해 기술 연구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찰리 장(Charlie Zhang) 삼성리서치 6G연구팀장(상무)은 “AI와 6G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사람들이 기술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혁신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천지일보 바르셀로나=김정필 기자] 26일(현지시간)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개최하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관에 참관객들이 입장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26.
[천지일보 바르셀로나=김정필 기자] 26일(현지시간)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개최하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관에 참관객들이 입장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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