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 제14차 정기총회가 4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교회와 현대 세계에서 가정의 소명과 사명’을 주제로 개막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이슈로 떠오른 ‘동성애·이혼’ 논쟁 가열될 듯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 제14차 정기총회가 4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교회와 현대 세계에서 가정의 소명과 사명’을 주제로 개막한 가운데 가톨릭의 금기 덕목인 ‘동성애’ 문제가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올해 시노드는 개막을 하루 앞두고 고위 성직자의 깜짝 ‘커밍아웃’을 선언하면서 동성애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는 분위기다.

개방적인 성향을 보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시노드 개회 미사에서 동성 결혼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교황은 “사랑하는 창조물에 대한 하느님의 계획은 남성과 여성의 사랑으로 가득한 결합을 보시려는 것”이라며 “남녀의 결합은 서로의 여정을 공유하는 것이자 상호 간에 유익한 선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정한 의미의 부부는 하느님의 계획으로 만들어진 인간의 성(性)에 따른 것”이라며 이성 간의 결혼만이 진정한 결혼임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전날 바티칸 고위 성직자인 크리스토프 올라프 카람사 신부(43)가 가톨릭교회의 편견에 맞선다면서 자신이 동성애자(게이)임을 공개 석상에서 당당히 밝혀 동성애 문제가 주요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교황청은 즉각 입장을 발표했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바티칸 대변인은 시노드 개막 직전 커밍아웃한 카람사 신부의 행동이 “매우 심각하고 무책임하다”면서 “시노드 총회에 적절하지 않은 압력을 주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동성애 논쟁으로 시노드 개막이 빛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주교 시노드는 교황이 중차대한 사안을 놓고 세계 지역의 대표 주교들을 소집해 조언을 얻는 회의로 오는 25일까지 3주간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시노드 총회에 올라온 의안은 크게 3가지다. 현대 가정의 도전 과제를 고찰하는 ‘가정의 도전 경청’, 그리스도인 가정이 지향하는 가치들을 다룬 ‘가정 소명의 식별’, 가정 복음화를 위한 실천을 제안한 ‘오늘날 가정의 사명’ 등을 놓고 지역 대표 주교들이 교황에게 자문하게 된다.

이번 시노드에서 가톨릭교회가 동성애 이슈에 대한 입장을 어떻게 정리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영국 BBC는 “가톨릭이 (동성애와 관련) 교리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몇몇 보수주의자들은 이번 총회가 가톨릭의 신성한 믿음에 혼란의 씨를 뿌릴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주교 시노드 총회에서 동성애 문제를 둘러싼 잡음과 갈등이 드러날 것을 우려하는 분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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