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 12만명 감소 전망
“먼저 겪은 日 교훈 삼아야”
해외인력 확대·AI 활용 제시
“문제 극복 ‘혁신 역량’에 달려”

국내 잠재성장률 전망. (SGI) ⓒ천지일보 2024.02.15.
국내 잠재성장률 전망. (SGI) ⓒ천지일보 2024.02.15.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지방소멸’을 초래할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더욱 악화되면서 15년 뒤에는 우리나라 경제 잠재성장률이 0%대로 추락할 거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제 발전을 이끌어갈 연구인력도 10만명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장기 경제 성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한상의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15일 ‘저출산·고령화의 성장 제약 완화를 위한 생산성 향상 방안’ 보고서를 통해 저출산·고령화가 우리 경제 성장과 혁신 역량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0년대의 4.7%였던 국내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지난해 1%대로 떨어진 데 이어 오는 2040년까지 0.7%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인력도 12만명이나 줄어들 전망이다. 시뮬레이션 결과 우리나라 연구인력은 2020년 55만 8000명에서 2040년 43만 7000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20년 새 연구인력이 20% 이상 사라지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연구인력 공급 전망. (SGI) 2024.02.15.
우리나라의 연구인력 공급 전망. (SGI) 2024.02.15.

이와 관련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조사 결과에서는 기업 연구소 연구인력 중 20대와 30대 비중은 감소하고 40대와 50대 이상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세부적으로 20대는 2012년 15%에서 2022년 13.1%로, 30대는 54.6%에서 38.2%로 감소했으나, 같은 기간 40대는 23.2%에서 32.3%로, 50대 이상은 7.1%에서 16.4%로 각각 비중이 증가했다.

시간이 갈수록 인력 구조상에서 청년은 줄어들고 고령층이 늘어난 건데, 장기 경제 성장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중 여성 비중은 2000년 10.2%에서 2021년 22.2%로 증가했으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5%에 크게 못 미치는 데다 OECD 국가 중 일본 다음으로 낮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SGI는 노벨상 수상자 폴 로머의 연구를 인용해 저출산·고령화 극복은 우리나라 혁신 역량에 달려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폴 로머는 국가의 장기적 경제 성장은 아이디어 축적에 달려 있으며, 혁신적 아이디어를 쌓기 위해서는 연구인력 증가율과 연구자당 생산성이 중요하다고 역설한 바 있다.

저출산·고령화를 먼저 겪었던 일본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천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과거 젊은 인재들의 혁신으로 신기술 분야를 주도했던 일본이 지금은 젊은 인재 감소로 미국과 중국을 보조하는 역할로 축소됐다”면서 “이를 반면교사 삼아 우리도 비슷한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파격적 여성 연구인력 공급책, 해외 전문인력 유입 확대 등이 제시됐다. 또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단순·반복 업무에 생성형 AI를 적극 활용해 근로자를 핵심 업무에 집중하게 만들 필요성이 있다고도 했다.

아울러 직간접적 생산성 향상 유발효과가 큰 분야에 기업의 집중투자가 이뤄지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SGI 관계자는 “전기차, 바이오 연료 등 청정기술 개발은 화석연료 기술 개발보다 타 산업에 미치는 생산성 제고 효과가 약 43% 높다”며 “클린테크(환경보호 첨단기술) 등 신기술에 대한 인센티브 시스템을 마련할 정부의 금융 지원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천지일보=박선아 기자] 대한민국 출생자 수와 사망자 추이. ⓒ천지일보 2021.1.27 
[천지일보=박선아 기자] 대한민국 출생자 수와 사망자 추이. ⓒ천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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