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양효선 기자] 설 연휴 첫 날인 9일 서울 경동시장 내 한 상인이 한 두름의 굴비를 번쩍 들어 손님에게 보이고 있다.
굴비를 세는 단위는 두릅이 아닌 두름이다. 두름은 조기 따위의 물고기를 짚으로 한 줄에 열 마리씩 두 줄로 엮은 것(20마리)이나 고사리 따위의 산나물을 열 모숨 정도로 엮은 것을 말한다.
이현모(72세, 남, 가명)씨는 “아들 집에 가기 전에 며느리에게 줄 굴비를 사러 왔다”며 “어려운 때를 검소한 생활로 이겨낸 자린고비의 굴비이야기처럼 (아들 내외가) 서로 하나돼 잘 견뎌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다”
- 곽재구 시인의 ‘사평역에서’의 한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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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효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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