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전설에 따라 미케네 제국이 대군을 이끌고 트로이를 공격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그들은 왜 그렇게 큰 전쟁의 위험에 빠져들었을까? 전설에서는 헬렌을 되찾아 오고, 트로이를 정벌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이 불가능한 이유가 중요하다.

헬렌은 반드시 죽어야 할 공주가 아니다. 그녀는 알에서 태어난 제우스의 딸이므로 불멸의 여신이다. 또 제우스를 섬기는 디오스코우로스의 자매이기도 하다.

고전 시대에도 이를 믿는 신앙이 스파르타와 로도스섬에 있었다. 이 신앙은 큰 전쟁이라는 무자비한 재난을 초래한 여인을 여신으로 믿는 사교가 아니다. 이 여신을 간통한 필멸의 여인으로 만든 것은 전설이다.

이 여신에 대한 숭배는 아주 오랜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산스크리트어로 된 리그베다와 라토니아의 민요에서는 하늘의 신과 아름다운 여신 디야수 사이에 태어난 두 아들이 등장한다. 이 형제는 헬렌의 형제이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의 아들로 말을 타고 여행하는 디오스코로스처럼 생겼다. 인도 산스크리트 신화에서 이 아름다운 소녀는 태양의 딸이라고 한다. 스칸디나비아 버전으로는 이 여신은 알에서 태어났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빌헬름 만하드가 1875년에 쓴 것처럼 헬레나(헬렌)라는 이름의 어원을 찾을 수 있다. 구버전으로는 ‘Swelena’이다. Swel은 태양을 의미한다. 인도게르마니안어에서 신을 의미하는 접미사 enos/ena를 추가하면 훌륭한 결론을 얻을 수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헬렌은 늘 태양과 유관하다. 그녀는 태양의 딸이다. 로도스섬에서는 그녀와 태양을 숭배한다.

헬렌이 파리스에게 납치된 것은 어떻게 설명할까? 다른 사실처럼, 이 신화적 요인도 옛날로 돌아가야 한다. 비슷한 신화에서 천신의 아들은 태양의 딸에게 구세주이다. 천신의 아들은 그녀와 결혼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한 사람과 결혼해야 하므로 결국 결투가 벌어지거나 납치된다.

이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에서 줄거리가 바뀐다. 헬레나는 태양의 딸이 아니라 제우스의 딸이다. 이렇게 되면 그녀는 제우스의 아들 디오스코로스와 오누이가 된다. 디오스코로스가 그녀를 구할 필요는 없다. 이 역할은 아트레우스의 아들인 아가멤논과 메넬라오스 형제가 맡게 된다. 헬렌은 그 가운데 한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 아가멤논은 이미 결혼했으므로 동생에게 양보하여 문제가 해결된다. 헬렌이 납치되자, 두 형제는 그녀를 되찾기 위해 다시 뭉친다. 지금까지 말한 모든 사람이 신화의 등장인물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은 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

이 전설, 스토리, 신화에 미케네 제국이 트로이를 군사적으로 공격할 타당성이 포함되어 있을까? 헬렌의 납치는 순전히 역사적 개연성으로 남아 있다. 이 문제를 명확히 규정하려면 옛 동방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옛날 동방의 전통적인 전쟁에서는 적의 토템을 도시 바깥으로 내보내거나 납치한다. 토라에서 예언자 다윗은 블레셋의 동상을 가져간다. BC 13세기부터 앗수르왕들은 정복한 곳에서 이방의 신들을 빼앗아 갔다. BC 16세기 초, 히타이트왕 무르수리2세는 바벨의 신 마르두크를 납치했다. 마르두크는 14년 후에 돌아왔다. 그러나 BC 1215년에 다시 앗수르로 끌려갔다가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돌아왔다. BC 1158년에는 에라미트인들이 마르두크를 수사로 끌고 갔다. 이러한 상황이 다시 심각한 전쟁을 유발했다. 40년 후, 바벨왕 느부갓네살1세가 에람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마르두크를 자기 나라로 끌고 갔다. 이 시기 고대 바벨의 시인은 절망에 빠진 바벨왕이 마르두크에게 간청하는 시를 지었다.

“주여,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당신은 언제까지 남의 나라 땅에서 머물려고 하시나이까?/ 당신의 신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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