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개혁연대, 상담통계 발표

분쟁 유발 직분 목사가 73%

동조자 38.1%로 ‘노회’가 1위

[천지일보 대구=송해인 기자] 교회 지붕 위에 걸린 십자가. ⓒ천지일보 2020.12.29
[천지일보 대구=송해인 기자] 교회 지붕 위에 걸린 십자가. ⓒ천지일보 2020.12.29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성도들을 치리해야 할 ‘담임 목사’가 교회 분쟁을 유발하는 1위 직분으로 나타났다.

교회개혁실천연대 부설 교회문제 상담소가 2023년 진행한 ‘교회 상담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분쟁을 유발한 직분으로 담임목사가 69.1%로 1위에 올랐다. 원로목사(4%)의 비중을 합치면 목사 직분의 분쟁 유발은 전체 73%의 비중을 차지했다. 뒤를 이어 노회(총회)가 11%, 장로가 9% 등 순이었다.

교회 분쟁에 동조한 직분은 노회(총회)가 가장 많은 38.1%였다. 이어 장로가 28.6%, 담임목사가 19%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분쟁을 유발하는 직분이 목사였다는 점은 한국교회가 여전히 담임목사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권력도 집중돼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사, 재정, 치리권을 통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담임목사가 지위를 가지고 전횡을 일삼거나 설교권을 가져 회유와 협박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지난 3년간 비교해 두드러지게 비중이 높아진 직분인 ‘노회(총회)’를 주목했다. 연대는 “교회 분쟁이 있을 때 담임목사 편에서 분쟁을 동조하고 갈등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히 임시 담임 목사를 세 번씩이나 파견해 교회가 더욱 혼란을 일으켜 교단을 탈퇴하는 사례도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교회 안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1차 치리회인 당회가 미온적으로 대처하거나 문제를 은폐하고 축소하는 추세가 되고 있다”며 “당회는 교회의 안정이라는 말을 사용해 일반 성도들이 문제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목사의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은폐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인들은 교회의 문제가 정확하게 무엇인지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교회 문제에 손 놓고 관망하거나 비호하는 노회나 지방회, 연회의 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가장 많았던 교회 분쟁 유형으로는 목회자 비윤리, 청빙 문제를 제치고 ‘교회운영(정관 및 교단헌법)’과 관련된 문제가 21.1%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재정 전횡’이 16.9%로 2위였다. 재정 전횡 문제는 지난 2022년보다 줄었지만, 교회 분쟁 배경에 있어서는 18.8%로 여전히 1위였다.

인사 및 행정 전횡이 있는 한 교회의 경우, 아들에게 법인을 넘기고 아들은 정기적으로 교회 헌금을 낸 회원들을 강제로 정리해 50억가량의 부동산 가치의 땅을 습득했다.

또 내담자의 아버지가 개척한 교회에서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노회에서 파견한 임시당회장이 새로운 교인들을 불러와 본인이 직접 당회장으로 추대되면서 교회 건물을 습득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 외에도 “교회의 판공비를 알려주지 않은 채, 임직을 위해 헌법에도 명시하지 않은 헌금을 강요하는 사례도 여전히 만연해 있다”고 교회개혁실천연대는 밝혔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여전히 교회 안에서 교회운영 문의(정관 및 교단헌법)를 겪고 있으며 교회 운영에 대한 적법한 세칙이 마련돼 있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교회 재정을 개혁하기 위한 전반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교회문제상담소는 교회개혁실천연대 부설기관으로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교회문제에 관한 상담을 75개 교회를 대상으로 총 117회 이상 실시했다. 상담은 전화 및 대면 상담 방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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