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형과 권역별 병립형 두고
민주 내부선 선거제 입장 분분
국민의힘 “민주, 입장 내놓길”
전문가 “병립형으로 흘러갈 듯”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여야가 선거제도 개편을 두고 논의를 마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선거제도 개편의 키를 잡았지만 내부 의견 수렴에 차질을 빚으면서 쉽사리 입장을 밝히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병립형 회귀를 촉구하며 압박했고 제3지대는 신중하게 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선거제도 개편을 위한 의견 수렴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현행 선거제도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지역구 당선자가 정해진 의석수에 미치지 못할 경우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선거제다. 비례대표 의석수 47석 중 30석에 적용된다.
민주당은 지난 23일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의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 제안 이후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제 개편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선거제 당론을 정하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간사를 맡은 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연동형과 위성정당 방지법을 국민의힘이 전혀 받아주지 않고 있다”며 “협상 중이나 진전이 없다”고 민주당 최혜영 원내대변인은 25일 의원총회 후 기자들에게 전했다.
의원총회에서는 의원들 의견 표명 없이 정개특위 차원의 보고만 진행됐다.
최 원내대변인은 선거제 결론 마지노선을 묻는 질문엔 “지금 상황에선 당론을 정하냐 마냐 말할 수 없다”며 “정개특위에서 논의가 끝나야 만이 지도부에서 협상할 수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 의원 80명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비례연합정당 논의를 촉구했다. 이들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비례대표 몇 석 더 얻으려다 253개 지역구에서 손해를 보는 소탐대실을 막아야 한다”며 “지역구 민주당, 비례연합으로 연동형 약속을 지키는 민주개혁진보대연합을 이루자”고 주장했다.
현재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선거제 개편에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병립형을 선택하게 될 시 다수 의석 확보에 용이하지만 선거제도 개혁 공약을 스스로 파기하는 셈이 된다. 그가 준연동형을 택할 시 위성정당 창당이라는 오명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 대표는 선거제 개편 입장에 대한 결단이 임박한 상황이기도 하다. 비례대표 선거제를 바꾸기 위해서는 공직선거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164석을 차지한 민주당의 도움이 필수적인 만큼 국민의힘 등에서 공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비례대표 선거제 전망과 관련 “우리 당은 이번에 다수당이 되는 게 제일 목표”라며 “여야가 협상에 의해 권역별 병립형으로 가느냐 아니면 연동형으로 해서 위성정당으로 가지 않겠는가”라고 내다봤다.
병립형 비례제를 주장하는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선거제 개편 입장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정광재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현재까지도 민주당은 선거제도 개편 방향을 놓고 여전히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라며 “이 대표는 하루속히 책임 있는 입장을 국민 앞에 내놓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제3지대에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이날 통화에서 “차차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새로운선택 측도 이날 통화에서 “특별한 입장은 없다”면서도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에서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비례 위성정당을 만드는데 본인들이 주도할 수 있어야 의미 있는 것 아닌가”라며 “그런 식으로 그림이 안 그려지면 어차피 비난받는 거 병립형으로 가자는 식으로 흘러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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