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2곳 경선 결과 나왔는데 트럼프를 대선 상대로 ‘공개’ 지목
참모 2명 선대본부 파견… 민주주의 체제 위기론·낙태 쟁점화
헤일리 역전 가망성 희박… 바이든 “이보다 더 큰 위험 없다”

트럼프(좌)와 바이든 (CG) (출처: 연합뉴스)
트럼프(좌)와 바이든 (CG)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미국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유력시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리턴 매치’ 준비 태세에 본격적으로 들어가는 모양새다. 아이오와에 이어 뉴햄프셔에서도 두 자릿수로 진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의 공화당 대선 역전 가능성이 희박해짐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올해 11월 대선 ‘재대결’ 성사가 사실상 확정된 분위기다.

바이든 재선 캠프 관계자인 마이클 타일러는 24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전략과 관련, 미국인들에게 바이든-트럼프 사이에서 ‘분명한 선택’을 촉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고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바이든 캠프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한 재선 구도로 “이미 전국에 걸쳐 격전지에서 역량 투입을 늘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공화당 두 경선에 배정된 대의원 수는 62명으로 전체 2429명의 3%에도 못 미치지만 압도적 우위로 2연승한 트럼프 후보의 기세와 그의 전국 지지율을 감안할 때 승부는 이미 났다는 것이 바이든 캠프의 판단인 듯 보인다.

공화당 선거 전략가인 알렉스 코난트는 “아이오와주, 뉴햄프셔주뿐 아니라 모든 전국 여론조사와 모든 주 예비선거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가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의 출구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공화당 유권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여전히 트럼프를 지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텍사스의 존 코닌과 네브래스카의 데브 피셔 같은 공화당 상원의원 등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가 분명해지자 지지를 표명했다.

아이오와주 공화당 상원의원 척 그래슬리는 “인플레이션과 불안정한 국경, 그리고 이 나라에 들어오는 범죄자와 관련된 국가 안보 문제에 4년을 더 보낼 수 없기 때문에 저는 공화당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오랜 연설문 작성자인 마이크 도닐런과 2020년 대선 선거운동에서 중책을 맡았던 제니퍼 오말리 딜런 등 백악관 핵심 참모 2명을 선거운동 캠프로 파견키로 했다고 CBS뉴스가 보도했다.

사실상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는 것은 바이든 재선 캠프가 지난 몇 달 동안 예측해 왔던 구도다.

바이든 재선 캠프 관계자인 줄리 차베스 로드리게스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뉴햄프셔의 결과는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 지명을 거의 확정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고 말했다. 두 주 모두에서 두 자릿수 우세로 승리를 거머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의 대선 주자로 나서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개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되는 것이 이제 분명하다”며 “이보다 더 큰 위험은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사실상 공화당 대선 후보로 인정 했다.

향후 9개월 동안의 선거 운동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미국 민주주의 위기와 낙태 권리에 대해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이와 관련 트럼프 극성 지지자들의 2021년 의회 난입 사태에 대해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정점에 있는 미국 지도자로서 부적합하다는 주장을 강력하게 펼칠 전망이다. 이는 지난 대선 당시에 비해 자신에 대한 열정적 지지가 식어버린 많은 진보 성향 유권자들을 결집해 투표장으로 끌어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정책면에서 바이든 진영은 ‘바이드노믹스(바이든의 경제정책)’ 성과를 홍보하는 동시에 지난해 일부 주별 선거를 통해 민주당 득표 전략으로서의 유효성이 입증된 '낙태 자유 지지'로 여성 표심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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