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개 혐의, 4차례 중범죄로 기소’ 사법리스크도 큰 변수 안 돼
트럼프, 뉴햄프셔주 5건 유세 돌입… 헤일리 상승세 차단 주력

(출처: AP,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공화당의 첫 번째 대선 후보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압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행사장에 도착해 연설을 준비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90% 개표 결과 51.0%의 득표율로 압도적 1위를 기록하며 승리를 확정 지었다.
(출처: AP,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공화당의 첫 번째 대선 후보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압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행사장에 도착해 연설을 준비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90% 개표 결과 51.0%의 득표율로 압도적 1위를 기록하며 승리를 확정 지었다.

[천지일보=방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대권 탈환의 첫 관문인 미국 아이오와주 공화당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승리를 거머쥐기 무섭게 16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에서 득표경쟁에 돌입했다.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아이오와주 공화당 당원대회에서 개표율 99% 기준, 트럼프 전 대통령은 51.0%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다음으로는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21.2%,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미 대사가 19.1%의 표를 얻어 그 뒤를 이었다.

일찍이 각종 여론 조사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는 예상됐다. 관심사는 그가 과반 득표를 통해 일찌감치 대세론을 굳히느냐였다. 미 주요 언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승으로 공화당 내 세를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도적인 승리는 워싱턴에서 불명예스럽게 퇴진한 후 놀라운 힘을 과시한 것이라며, 이는 미 정치 역사에서 가장 놀라운 재기라고 보도했다. CNN은 단임 대통령이 대선 패배 후 재도전해 전당대회 역사상 가장 큰 50% 이상의 득표율을 얻으며 예비 선거 캠페인을 벌인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2016년 대선 승리 후 8년이 지난 지금 공화당은 완전히 그의 당이 됐다고 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이오와에서의 승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승리에 대한 의회의 승인을 방해하려는 시도로 미국 국회 의사당을 약탈하기 전에 폭도들에게 “지옥처럼 싸우라”고 말한 지 3년 9일 만에 이뤄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2021년 1월 6일 의회 난입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임기 마지막 날 탄핵당하며 불명예 퇴진했다. 또한 중범죄로 4차례나 기소된 유일한 미 전 대통령이기도 하다. 그는 의회 난입 선동과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등 총 91건의 형사 고발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 게다가 앞서 콜로라도주와 메인주는 의회 난입 선동을 이유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경선 후보 자격을 박탈하기도 했다. 콜로라도주 결정은 연방대법원으로 넘어가 오는 2월 8일 심리가 열린다. 하지만 이러한 각종 사법 리스크도 이번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목을 잡지 못했다.

CNN은 이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승은 가장 헌신적인 공화당 유권자들 사이에서 그가 현대 역사상 최악의 선거 공격에 대해 지불할 대가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이번 경선의 2위 싸움도 관심거리였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 상승세를 보이던 헤일리 전 대사는 디샌티스 주지사에 약 2%포인트 밀려 3위에 그쳤다. 이에 한 외신은 두 후보의 격차가 크지 않았지만 이는 공화당 유권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안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했다. 혹한 속 치러진 이번 경선은 투표자가 약 11만명으로, 2016년 18만 7000명에 비하면 훨씬 적었다.

정가 시선은 이제 오는 23일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로 몰리고 있다. 뉴햄프셔는 중도층 비중이 높아 대선 전체 구도를 파악하는 ‘바로미터’로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헤일리 전 대사가 상대적으로 강세 지역인 뉴햄프셔주에서 역전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자 트럼프 전 대통령도 대세론에 쐐기를 박기 위해 집중 견제에 나서는 모습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이오와주 경선이 끝나기도 전에 뉴햄프셔주에서 향후 일주일간 5건의 집중적인 유세를 벌이겠다는 일정을 공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앳킨슨을 시작으로 뉴햄프셔의 중부 및 남동부 주요 도시를 돌아가면서 유세를 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달 한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헤일리 전 대사는 뉴햄프셔주에서 지지율 32%로 트럼프 대통령에 불과 7%포인트 뒤지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

헤일리 전 대사가 보수적인 아이오와주보다 뉴햄프셔주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은 무당층 가운데 중도 보수의 지지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특히 뉴햄프셔주의 경선방식이 앞서 실시된 아이오와주와 달리 당원이 아닌 일반 유권자들도 참여할 수 있는 프라이머리로 치러진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반(反)트럼프 중도 표심이 헤일리 전 대사에게 어느 정도 결집할 것인가가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헤일리 전 대사는 “미국인 대다수가 현 대통령과 전 대통령 모두를 반대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나의 선거운동이야말로 트럼프-바이든의 대결 구도를 멈출 수 있는 최선의 희망”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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