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만에 복귀’ 이재명 “법·펜·칼로 죽여도 결코 죽지 않아”

[천지일보=최수아 기자] 흉기 피습 후 보름 만에 국회에 복귀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법으로도 죽여보고 펜으로도 죽여보고 그래도 안 되니 칼로 죽이려고 하지만 결코 죽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입원해 있는 동안)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지만 ‘왜 정치를 하는가’라는 생각으로 결국은 되돌아가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살자고 하는 일이고 또 살리자고 하는 일인데 정치가 오히려 죽음의 장이 되고 있다”며 “상대를 제거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내가 모든 것을 다 가지겠다는 생각 때문에 정치가 전쟁이 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의 삶도 전쟁터 비슷하게 변해가고 있다”며 “누구도 관심 가져주지 않는 것 같고 혼자 버려져 있는 것 같고, 각자가 삶을 스스로 챙겨야 하는 각자도생의 세상”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상황이 한반도 정세와도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북한이 남한을 주적이라고 표시하고 평화통일이라고 하는 단어를 삭제했다”며 “이제는 ‘한번 싸워보겠다, 전쟁을 피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이런 남북관계의 대립에 대해 정부·여당에게 책임을 돌렸다. 그는 “지난 약 2년간의 정부·여당, 윤석열 정권을 보면 참 걱정이 많이 된다”며 “만들어낸 결과물도 만족스러운 수준을 못 이룬 것은 당연하고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경제도 더 어려워졌고 안보와 민생도 더 나빠졌다”며 “모든 국민에게 평등해야 할 법이 특정인에게는 특혜가 되고 있다. 똑같은 잣대가 누군가에게는 휘어진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라 비정상의 나라로 후퇴하고 있다”며 “수십 년간 정말로 많은 사람이 피 흘려 목숨 바쳐 만들어왔던 민주주의도 위기를 겪고 있다”고 일침했다.

이 대표는 4월 총선을 통해 윤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선거는 과연 주어진 권력을 제대로 행사하느냐에 대해서 평가하는 것”이라며 “잘하면 기회를 더 주고 잘못하면 책임을 묻는 것이다. 이번 총선이 가지는 의미는 그렇다”고 했다.

이 대표는 “우리 민주당은 이 정권의 2년간의 행태나 성과가 결코 국민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래서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는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이자, 권력에 대한 심판 선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공천 문제와 관련 “아직 공천한 거 없다. 경선한 걸 갖고 그러는 건가”며 말을 아꼈다. 민주당 내에서는 친명·자객·공정 공천 논란들이 일고 있다. 또 이 대표는 비명계 집단 탈당, 선거제 문제 등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