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국립고고학박물관 직접 큐레이팅

‘사람 캐스트’와 함께 연출된 몰입형 미디어

2024 한-이탈리아 수교 140주년 기념 대규모 전시 '폼페이 유물전-그대, 그곳에 있었다'가 1월 13일부터 5월 6일까지 더현대 서울 6층 ALT.1에서 진행된다. (제공: (주)씨씨오씨) ⓒ천지일보 2024.01.16.
2024 한-이탈리아 수교 140주년 기념 대규모 전시 '폼페이 유물전-그대, 그곳에 있었다'가 1월 13일부터 5월 6일까지 더현대 서울 6층 ALT.1에서 진행된다. (제공: (주)씨씨오씨) ⓒ천지일보 2024.01.16.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한국-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폼페이 유물전-그대, 그곳에 있었다’가 지난 13일 성공리에 개막했다.

전시전문기획사 ㈜씨씨오씨(대표 강욱)와 조선일보사가 공동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주한이탈리아대사관, 주한이탈리아문화원이 후원하는 이번 전시는 나폴리 국립고고학박물 소장품으로 채워졌다. 선명한 색채의 프레스코 벽화부터 거대한 조각상, 섬세한 청동 조각, 사람 캐스트 등 고대 유물 127점과 몰입형 미디어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

그리스와 로마 문화가 공존하며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던 도시 폼페이는 서기 79년 8월 24일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한 순간에 화산재로 뒤덮여 멸망했다. 역설적이게도 화산재가 타임캡슐 역할을 해 도시 전체가 17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놀랍도록 완벽하게 보존됐고, 발굴이 시작된 1748년 이후 현재까지도 활발하게 발굴이 이루어지고 있다.

벽에 있는 낙서부터 생활용품 등은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폼페이 시민들의 손길이 남아있는 장신구와 도자기 등의 유물은 고대 도시의 찬란한 문명을 담고 있다.

젊은 여성의 캐스트, 28x161x62㎝, 석고, 20세기 초. 화산재에 덮인 여성의 시체가 있던 자리에 석고를 부어 만든 캐스트다. 유독 가스 때문에 사망한 여성의 시체 위에 화산재가 쌓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시체는 부패해 사라졌다. 그러나 단단하게 굳은 화산재 때문에 여성의 실루엣이 그대로 남게 됐고, 이렇게 남은 빈 공간에 석고를 부어 고대 주민들의 형태를 복원했다. (제공: (주)씨씨오씨)ⓒ천지일보 2024.01.16.
젊은 여성의 캐스트, 28x161x62㎝, 석고, 20세기 초. 화산재에 덮인 여성의 시체가 있던 자리에 석고를 부어 만든 캐스트다. 유독 가스 때문에 사망한 여성의 시체 위에 화산재가 쌓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시체는 부패해 사라졌다. 그러나 단단하게 굳은 화산재 때문에 여성의 실루엣이 그대로 남게 됐고, 이렇게 남은 빈 공간에 석고를 부어 고대 주민들의 형태를 복원했다. (제공: (주)씨씨오씨)ⓒ천지일보 2024.01.16.

폼페이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사람 캐스트’다. 1800년대 폼페이 발굴 책임자였던 이탈리아 고고학자 주세페 피오렐리는 굳어버린 화산재 층의 빈 공간에 관심을 가졌고, 구멍에 석고를 부어 ‘그곳에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밝혔다.

‘캐스트’는 순식간에 화산재로 뒤덮인 폼페이 시민들의 다양한 모습을 묘사하고 있어 화산 폭발의 순간을 그대로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로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기념비적인 발견은 고고학을 넘어 삶을 성찰하는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 이번 전시에서도 ‘사람 캐스트’를 몰입형 영상과 함께 연출해 폼페이의 마지막 순간으로 관람객들을 이끈다.

2024 한-이탈리아 수교 140주년 기념 대규모 전시 '폼페이 유물전-그대, 그곳에 있었다'가 1월 13일부터 5월 6일까지 더현대 서울 6층 ALT.1에서 진행된다. (제공: (주)씨씨오씨) ⓒ천지일보 2024.01.16.
2024 한-이탈리아 수교 140주년 기념 대규모 전시 '폼페이 유물전-그대, 그곳에 있었다'가 1월 13일부터 5월 6일까지 더현대 서울 6층 ALT.1에서 진행된다. (제공: (주)씨씨오씨) ⓒ천지일보 2024.01.16.

전시는 크게 다섯 개의 섹션으로 구성돼 아름다움에 매료된 고대 그리스 로마인들의 생활 방식과 고급스러운 감수성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첫 번째 섹션에서는 파피루스 별장과 파우누스 저택을 통해 폼페이와 헤르쿨라네움의 수준 높은 생활수준을 엿볼 수 있다.

두 번째 섹션에서는 오랫동안 명맥을 유지해온 사랑이라는 주제가 고대 미술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사랑의 신 아프로디테와 에로스가 묘사된 대리석 조각, 도자기 등의 유물을 통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세 번째 섹션에서는 고대 로마인들의 럭셔리한 삶의 모습을 풍요의 신 디오니소스의 모습을 빌어 면밀히 다룬다. 이어지는 네 번째 섹션은 고대 미술에서 아름다움의 요소로 중요시한 조화, 대칭, 균형을 이루는 유물들로 구성됐으며, 마지막 다섯 번째 섹션에서는 화산재에 덮여 멈춰버렸지만 현재까지도 활발하게 발굴이 이뤄지면서 변화하고 있는 폼페이의 모습을 관람할 수 있다.

전시는 5월 6일까지 더현대 서울 6층 ALT.1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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