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초음속미사일 시험 네 번째

고체 엔진 시험 두달만에 적용

국방부 “北 IRBM은 명백한 도발”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고체연료를 사용한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2024.1.15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고체연료를 사용한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2024.1.15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신형 고체연료 추진체를 사용한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기습공격이 가능한 고체연료 단계로 나아갔고 한때지만 음속의 10배 이상 속도로 비행해 극초음속에 다가갔다는 건데, 만일 성공했다면 한미 요격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방부는 명백한 도발이라며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또 북한이 도발에 나서면 압도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신형 ‘IRBM’ 시험발사 성공” 

북한 미사일총국은 “어제(14일) 오후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 전투부를 장착한 중장거리 고체연료 탄도미싸일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며 “시험 발사는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미사일총국은 이번 시험 발사의 목적이 “중장거리급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 전투부(탄두부)의 활공 및 기동 비행 특성”과 “새로 개발된 다계단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엔진)들의 믿음성 확증”이라고 설명했다.

극초음속 ‘탄두부’와 비행 특성, 고체연료 ‘엔진’ 시험 등 3가지에 중점을 두고 검증에 나섰다는 것이다.

통상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의 5배 이상 속도(시속 6120㎞ 이상)로 날 수 있고 종말 단계에서 극초음속 활강 비행하며 요격망을 회피 기동하는 게 특징이다. 게다가 고체연료까지 적용됐다면 사전 연료 주입 단계가 필요 없어 기습공격이 가능해 적국의 요격망을 무력화할 수 있어 무기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로 꼽힌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통화에서 이같이 언급한 뒤 “고체 추진 극초음속 미사일 요격을 위해서는 탐지와 추적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북한은 2021년 1월과 2022년 1월 5일과 11일까지 총 세차례에 걸쳐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을 단행했다.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중장거리용 대출력 고체연료 엔진을 개발해서 1단과 2단 엔진의 분출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엔진을 약 두달 만에 극초음속 미사일에도 적용해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고체연료‧극초음속‧중장거리 의미는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는 2021년 이후 네 번째지만, 고체연료를 사용한 극초음속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처음이다.

최기일 상지대 교수에 따르면 만일 북한이 마하 10 이상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했다면 군이 보유한 마하 4~5 가량의 패트리엇(PAC)-3나 한국에 배치된 마하 8 정도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는 요격하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북한은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대한 자세한 성능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군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미사일의 속도는 한때 음속의 10배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미사일 연료도 기존의 액체에서 고체로 전환하고 있고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고체연료 기반 미사일을 구축한 가운에 북한 발표대로라면 이번에는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고체연료로의 전환을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이다.

중장거리 미사일의 사거리는 3000∼5500㎞로, B-52 등 미군 전략자산이 배치된 괌(평양에서 직선거리로 3500㎞)을 물론 오키나와에 집중된 주일미군기지도 타격할 수 있는데, 전날 시험발사는 고각으로 발사되지 않았는데도 사거리(1000㎞)가 미치지 못해 아직은 개발 중인 무기체계로 평가된다.

◆국방부, 입장문 내고 강력 경고

국방부는 입장문을 통해 즉각 경고했다. 북한이 우리에 대한 직접적 도발을 할 경우에는 ‘즉시, 강력히, 끝까지’ 원칙에 따라 압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명백한 도발 행위”라며 즉각 중단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최선희 북한 외무상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정부 대표단이 러시아 방문을 위해 전날 평양에서 출발했다.

최 외무상은 사흘간 러시아를 방문해 북러 외무장관 회담 등을 열고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북러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양국은 무기 거래를 부인하지만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북한의 무기 거래에 관한 논의 가능성과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일정에 대한 의견이 교환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정례브리핑에서 “지난해 북러 정상회담 이후 양국의 무기 거래 등 불법적 협력행위가 지속되고 있는 것을 국제사회가 엄중 경고하고 있다”며 “방러 일정 역시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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