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6주째 내림세
매물만 7.5만건 적체
주택매수심리도 ‘꽁꽁’
“금리 내려야 변할듯”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고금리 장기화 속에 정부의 대출 지원이 축소되고, 집값에 대한 고점 인식이 확산하며 거래량 감소, 실거래가 하락 기류가 뚜렷해진 것이다. 사진은 19일 서울 남산에서 내려본 서울 아파트단지. 2023.11.19. (출처: 연합뉴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고금리 장기화 속에 정부의 대출 지원이 축소되고, 집값에 대한 고점 인식이 확산하며 거래량 감소, 실거래가 하락 기류가 뚜렷해진 것이다. 사진은 19일 서울 남산에서 내려본 서울 아파트단지. 2023.11.19.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등 규제를 풀면서 부동산 가격 방어에 나섰지만 시장은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의 영향으로 주택 매수 심리가 꺾이면서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 5천건 가까이 쌓였고, 거래 절벽도 심화하면서 집값도 본격적인 하락세로 접어들고 있다.

13일 부동산업계 및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은 7주 연속 하락했다. 서울도 6주 연속 내림세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첫째 주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0.05%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마지막 주 이후 7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도 0.04% 하락해 6주 연속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불확실한 금융상황 및 부동산 경기 위축 우려로 매수관망세가 길어지고 있다”면서 “매물가격 하향조정이 점진적으로 진행 중이고 일부 선호단지에서도 급매물 거래가 나타나는 등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매물도 쌓여 가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총 7만 4998건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만 513건)보다 48.4% 증가한 물량이다.

문제는 거래 절벽이 심화하면서 쌓인 매물이라는 점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아파트 거래건수는 1323건이다. 전달에는 1839건을 기록해 두달 연속 2천건을 밑돌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높은 집값에 대한 피로 누적과 고금리, 대출 규제, PF 연쇄 부실 우려 등이 겹치면서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국 주택 매수심리도 2개월 연속 하락세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전국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1.9이다. 이는 전월보다 9.2p 하락한 수치다. 서울(104.4)과 수도권(103.0), 비수도권(100.9)도 각각 9.3p, 9.3p, 8.8p 하락했다.

소비심리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하락거래가 많아짐을 의미한다. 통상 지수가 95 미만이면 하강 국면, 95~115 미만이면 보합 국면, 115 이상이면 상승 국면으로 분류한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여부에 따라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에 따라 이자 부담이 줄어들면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인하 조치가 없을 경우 침체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한국은행이 금리 동결을 결정했지만 이미 금리가 높은 수준”이라며 “금리뿐만 아니라 집값 상승과 대출 규제, 부동산 PF 위기, 총선 등 변수 등이 겹치면서 주택 매수심리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리 인하와 같은 조치가 없다면 관망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며 “거래가 줄고, 매물이 늘면서 집값이 하락세를 유지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0일 준공 30년 이상 아파트 단지에 재건축 안전진단을 완화하는 ‘재건축 패스트트랙’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골자는 재건축과 재개발 규제 완화로 환경이 열악해도 안전진단을 통과시켜 주는 것이다. 통상 정부가 부동산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할 경우 투자 수요가 몰려 집값이 오르거나 하락세가 둔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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