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공사비지수 153
에너지·자재·임금 다 ‘올라’
“시장 침체까지 겹쳐 고심”
“건설업, 빠른 회복 어려워”

4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주택재개발 신축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세워져 있다. 2023.3.14 (출처: 연합뉴스)
4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주택재개발 신축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세워져 있다. 2023.3.14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와 부동산 침체로 건설 경기가 얼어붙은 가운데 공사 비용이 3년 만에 30% 가까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인상 원인으로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인상 등이 꼽힌다.

1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2023년 11월 건설공사비지수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건설공사비 지수는 153.37(잠정)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0년 11월(120.2)보다 27.57% 늘어난 수치로 공사비용이 30%가량 올랐다는 의미다.

건설공사비지수란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나 노무, 장비 등 자원의 직접 공사비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를 말한다. 한국은행 생산자물가지수, 대한건설협회 공사 부문 시중노임 자료 등을 이용해 산출한다.

건설공사비지수를 연도별로 보면 2020년 11월 120.2, 2021년 11월 138.62, 2022년 11월 148.84, 지난해 11월 153.37로 최근 몇 년간 가파르게 상승했다.

유형별로는 주거용 건물 건설공사비지수가 152.54로 지난해 11월(147.63)보다 3.32% 올랐다. 비주거용 건물은 151.81로 지난해 같은 기간(147.51)보다 2.91% 상승했다. 교통시설(151.22→155.45)은 2.79%, 일반 토목시설(150.81→154.40)은 2.38%, 산업시설(151.58→156.91)은 3.51% 상승했다.

경기도 화성시의 한 레미콘 업체에 레미콘 차량이 세워져 있다. 2022.6.13 (출처: 연합뉴스)
경기도 화성시의 한 레미콘 업체에 레미콘 차량이 세워져 있다. 2022.6.13 (출처: 연합뉴스)

공사비 상승의 원인으로는 에너지·원자재 가격과 임금 상승이 꼽힌다.

지난해 11월도 화력(4.6%), 원자력(4.6%), 신재생에너지(4.6%), 시멘트(2.57%) 등의 가격이 전달보다 상승했다. 또 중유(2.24%), 전선 및 케이블(1.31%), 금속포장용기(0.91%), 밸브(0.42%), 주방용 및 난방용 전기기기(0.14%), 나사 및 철선 제품(0.12%) 등도 가격이 오르고 있다.

건설 노동자의 임금도 오르고 있다.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2023년 건설업 임금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건설업 임금은 26만 5516원이다. 이는 상반기보다 3.95% 오른 수준이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선 6.71% 올랐다.

공사비 상승세는 올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원자재 가격과 임금 오름세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공사비는 오르고 사업 수익성은 떨어지고 있어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분양시장에 대한 기대가 없는 상황에서 공사비까지 오르자 사업 진행에도 신중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으로 건설 PF 연쇄 부실 우려가 커진 부분도 건설업계 전망을 암울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실제로 금융권에서도 건설업계 전망을 낙관적으로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증권은 올해 건설업종 전망 보고서를 통해 “공사원가 상승과 이로 인한 고분양가로 신규 사업 진행이 원활하지 않아 내년도 건설업 시황이 빠른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최근 발간한 ‘건설동향브리핑 보고서’를 통해 “높아진 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이 고착화되는 양상을 보이며 이러한 원가 상승이 건설기업 경영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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