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신선과일 가격 전년比 26%↑
사과·토마토·복숭아 등 40%대 올라
정부, 물량 확보·공급 지원 등 적극
대형마트, 할인행사 통한 물가 잡기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의 모습 ⓒ천지일보DB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의 모습 ⓒ천지일보DB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설 명절을 한 달가량 앞두고 주요 과일부터 계란 등 채소와 농축산물 가격이 고공행진함에 따라 먹거리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정부와 마트 등이 물가 잡기에 나서고 있다.

9일 제주 감귤출하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제주 노지감귤 5㎏ 도매가는 평균 1만 4000원으로 도매가격 조사가 시작된 1997년 이후 27년 만에 최고가다. 감귤 평균 소매가격도 지난 8일 기준 10개 4308원으로 전년(3323원) 대비 30%, 평년(2938원) 대비 44% 뛰었다.

귤뿐 아니라 사과·수박·배·딸기 등 과일도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딸기(상품) 100g 평균 소매가격은 2139원으로 전년(1979원) 대비 8%, 평년(1762원) 대비 21% 비싸졌다.

후지 사과 상품 10개 평균 소매가격은 2만 9097원으로 전년(2만 2568원)과 평년(2만 2550원) 대비 29%가량 상승했으며 배(상품) 10개 가격도 3만 3191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26% 올랐다.

통계청 소비자물가동향에 의하면 지난해 12월 신선과일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6.1% 상승했는데 품목별로는 사과(54.5%), 토마토(45.8%), 복숭아(44.4%), 수박(34.1%), 배(33.2%), 감(32.0%), 딸기(23.2%), 귤(20.9%), 포도(17.8%) 등 증가세를 보였다.

가격이 크게 오른 과일의 경우 당분간 높은 수준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설을 앞둔 상황에서 과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과 동시에 생육기간이 짧은 채소와는 달리 과일은 작황 등 여건이 1년 단위로 이어져 단기간 내 가격이 내려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과일 외 계란도 최근 한 달 동안 가격이 급등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계란 한 판(특란 30구) 평균 소비자 판매가는 7012원으로 7000원대를 넘어섰다. 이는 전월 대비 13.4% 오른 수준이다.

지난해 평년보다 높은 수준의 가격을 유지했던 계란은 11월 하순 7000원을 넘나들다가 내림세를 보였으나 12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이후 6000원대를 유지했다.

다만 연말 수요 증가와 폭설 등으로 가격이 오르면서 7000원대를 넘어선 것이다. 이는 평년 대비 18.4%, 전년 대비 5.3% 높은 수준이다.

이에 정부와 대형마트 등은 물가 잡기에 나서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농축산물 할인 지원 사업 품목으로 과일을 포함해 20~30% 할인 판매하는 방안을 발표했으며 설 전까지 농가와 계약해 둔 물량을 최대한 풀겠다고도 밝힌 바 있다.

올해 상반기 중 역대 최고 수준인 ‘수입 과일 21종에 대한 관세 면제 및 인하’도 추진한다. 수입 과일 등 21종에 대해 1351억원 수준의 할당관세를 적용해 30만t을 국내로 들여올 계획이다.

규모는 지난해(5종, 173억원)와 비교해 7.8배 확대된 바나나 15만t, 파인애플 4만t, 망고 1만 4000t, 자몽 8000t, 아보카도 1000t, 오렌지 5000t 등이다. 딸기(6000t), 기타(1만 5000t) 등 냉동식품과 사과 농축액, 과일퓌레, 토마토페이스트 등 13종의 가공식품도 관세 면제·인하 대상이다.

채소와 축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대파, 건고추, 양파, 닭고기, 계란 가공품 등 총 6만t 수준을 수입할 예정이다. 대파 3000t에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건고추(2000t)와 양파(2만t)는 저율관세할당(TRQ)을 적기 도입하겠다는 구상이다. 닭고기(3만t), 계란 가공품(5000t), 계란(수입 전량) 할당관세 물량도 신속 반입할 예정이다.

계란의 경우 고병원성 AI 확산 여파로 수급 불안이 생길 가능성을 대비해 미국에서 들여온 신선 수입란 112만개를 이번주부터 대형마트에 우선 공급하고 오는 11일부터는 유통업체를 통한 할인 지원도 조기 시행할 계획이다.

대형마트들은 협력사들과의 사전 기획, 추가 산지 물량 확보, 자체 비축 등을 통해 가격 부담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또한 ‘못난이 농산물’ 확보를 통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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