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연휴 마지막 날이자 성탄절인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사진은 이날 사고 현장의 모습. 2023.12.25.
(서울=연합뉴스) 연휴 마지막 날이자 성탄절인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사진은 이날 사고 현장의 모습. 2023.12.25.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숨진 2명은 모두 30대 남성으로, 가족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57분께 아파트 3층에서 불이 나자 바로 위층에 사는 박모(33)씨는 아내 정모(34)씨와 2살짜리 첫째 딸을 먼저 대피시켰다. 아내 정씨는 딸을 아파트 1층에 있는 재활용 쓰레기 포대 위로 던진 뒤 따라서 뛰어내렸다. 박씨도 7개월 된 막내딸을 안고 뛰어내렸으나 추락 직후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박씨는 병원으로 이송된 후 끝내 숨을 거뒀다.

정씨는 어깨 등을 심하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두 아이는 저체온증을 보인 것 외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10층에 사는 임모(38)씨도 이번 화재로 목숨을 잃었다. 임씨는 119에 신고한 뒤 자고 있던 부모님, 남동생을 깨워 먼저 대피시켰다. 임씨는 집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탈출했으나 11층 계단 통로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임씨는 연기 흡입으로 인해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임씨의 어머니와 남동생도 연기를 흡입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나 위중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임씨의 빈소는 이날 오후 노원구의 한 병원에 마련됐다. 임씨의 아버지는 “갑자기 이렇게 되면 나는 어떻게 하느냐”는 말을 반복하며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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