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200여명 긴급 대피
경찰 “범죄 혐의점 없어”

25일 오전 4시 58분쯤 서울 도봉구 방학동에 있는 고층 아파트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졌다. (출처: 연합뉴스)
25일 오전 4시 58분쯤 서울 도봉구 방학동에 있는 고층 아파트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졌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성탄절인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57분께 도봉구 방학동의 23층 아파트 3층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오전 5시 2분께 선착대 도착 후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당국은 차량 57대와 인력 222명을 동원해 화재를 진압하고 주민 200여명을 대피시켰다. 화재 발생 3시간여 만인 8시 40분쯤 불이 완전히 진화됐다.

이번 화재로 30대 남성 2명과 70대 여성 1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남성 2명은 사망 판정을 받았다. 여성은 의식을 회복해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아파트 주민 28명은 대피 과정에서 다치거나 연기를 흡입하는 등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이 중 20명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

화재가 발생한 집에 거주하는 70대 남녀 2명은 아파트 밖으로 뛰어내려 생명을 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허리 통증과 연기 흡입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아파트 3층 내부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26일 합동 현장 감식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아파트 주민들은 새벽에 발생한 화재로 겉옷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채 잠옷 차림으로 대피했다. 맨발로 대피한 주민도 있었다.

아파트 측은 경로당에 임시 대피소를 마련해 담요 9세트, 적십자 구호 물품 30박스, 비상식량 15박스, 생수 350병 등을 공급했다. 도봉구청은 피해 주민을 위해 아파트 인근 모텔에 이재민 임시거주시설을 마련했다. 9개 객실, 18명이 머물 수 있는 규모다.

주민 나모(65)씨는 “이 아파트에 20년 살면서 화재는 처음”이라며 “성탄절에 이게 무슨 난리인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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