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중소기업계가 2024년 사자성어로 ‘운외창천(雲外蒼天)’을 선정했다. 운외창천은 ‘어두운 구름 밖으로 나오면 맑고 푸르른 하늘이 나타난다’는 뜻으로 희망을 잃지 않고 난관을 극복하면 더 나은 미래가 있다는 의미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25.8%가 운외창천을 꼽아서 선정됐다. 운외창천이라는 사자성어에는 중소기업들이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가 엿보인다.

3년 넘은 코로나를 겨우 버텼지만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 복합위기는 또다른 난관이었다. 그럼에도 희망을 잃지 않으리라는 각오도 엿보인다. 다행히 올해 중소기업에는 의미있는 일들이 있었다.

지난 1월 2일 윤석열 대통령은 중기중앙회와 대한상의가 공동개최한 ‘2023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대한민국 원팀을 강조했다. 중기중앙회와 대한상의가 신년인사회를 공동개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고, 대통령의 경제계 신년인사회 참석도 7년만이었다.

이날 2/3이상이 중소기업인으로 채워져 우리 경제계의 변화도 보여줬다. 올해는 중소기업이 바라던 계획적 가업승계 기반도 법적으로 마련됐다. 지난 21일 국회는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 내용이 담긴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가결했다. 이번 개정안으로 현행 5년인 증여세 과세특례 연부연납의 기간이 15년으로 ‘3배’ 늘어났다.

이와 함께 피상속인 기업인이 자녀에게 가업을 물려줄 때 적용하는 증여세 최저세율(10%)의 과세 구간을 현행 60억원 이하에서 ‘2배’로 증액된 120억원 이하까지 확대됐다. 지난 10월에는 ‘납품대금 연동제’가 반영된 하도급법과 상생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정당한 제값 받기’를 위한 중소기업계의 오랜 숙원이 이뤄진 것이다.

보수 정권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진보 정권 문재인 정부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각종 중기 관련 법안이 통과된 것은 아이러니하면서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현재 중소기업이 원하는 핵심 정책은 각종 킬러규제를 개선해달라는 것이며, 올해 정부는 외국인력 관련 규제 개선, 산업단지 입지, 환경 관련 규제 개선을 지시하는 등 그 어떤 정부보다 중소기업의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런 소식이 그다지 이슈화되지 못했지만 정치인에게 필요한 것은 나라와 국민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한다는 봉사의 정신이라는 점에서 아쉬워할 일도 아니라 봐진다.

내년에는 새로운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있다. 총선을 기점으로 한국 정치에도 긍정적 변화의 바람이 일기를 온 국민이 바라고 있다.

용두사미(龍頭蛇尾)하는 정치꾼이 아닌 우보천리(牛步千里)라는 말처럼 소처럼 뚜벅뚜벅 걸어 나라와 국민을 위한 정책을 실현해가는 참 정치인이 많이 선출돼 정치에서도 ‘운외창천’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새해가 되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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